빈 옷장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빈 옷장 | 아니 에르노 | 1984Books 살아낸 글, 살아서 건너오는 글, 그것이 바로 아니 에르노의 문학이 가진 힘 “나는 죽고 싶지 않다.”(p. 229) 했던 목소리를 되뇌며 한참을 사로잡혀 있었다. 토해내듯 숨 가쁘게 이어지는 문장 안에 드리운 드니즈 르쉬르 혹은 아니 에르노의 삶을 향한 결기를 마주했다는 안도감과 이 악물고 버텨온 지난날의 상처가 그럼에도 결코 말끔하게 아물지 못하리라는 슬픔이 일시에 밀려온 까닭이었으리라.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오직 그것만을 위한 글쓰기였기에 삶과 문학, 그 사이 경계마저 무용한 경이로운 진정성을 보여 준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빅토르 위고나 페기처럼 교과 과정에 있는 작가를 공부해 볼까. 구역질이 난다. 그 안에는 나를 위한 것, 내 상황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