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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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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산다는 것 | 김혜남 | 가나출판사 김혜남의 그림편지 스마트폰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나를 표현한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저자가 파킨슨병을 앓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그 과정 안에서 자신의 힘들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삶 속의 작은 기쁨과 그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이어가고자 했던 나날의 기록에 다름없다. 그렇기에 아픈 몸으로 인한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는 날들 안에서 희망을 보고자 했던 그녀의 의지와 신념의 결과물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등 뒤에 자기만의 짐을 짊어지기 마련이다. 모양, 크기, 무게, 그 성질도 제각기여서 누구의 짐이 고된 것인지 함부로 재단하기 어렵다. 그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짐을 들쳐 메고 나아가고자 분투할 따름..
슬픔이여 안녕 | 프랑수아즈 사강 | arte Bonjour Tristesse 프랑수아즈 사강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인 『슬픔이여 안녕』은 오래전 읽었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감탄해 마지않았던 유려한 심리 묘사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십 대 후반의 소녀 ‘나(세실)’가 아버지의 여자인 엘자와 안 사이에서 마주하게 되는 혼재된 심정, – 이를테면 시기하고 질투하며 분노하면서도 숨길 수 없는 상대를 향한 동경과 경외, 감탄의 마음을 품으며, 때로는 은근한 멸시와 조소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연민하고 동정하기도 하는 – 그 예민한 정서적 변화를 날카롭고도 섬세한 필치로 적고 있는 까닭이다. 그 안에서 ‘나’는 결핍과 욕망, 사랑과 실연, 애증과 고통, 상실과 후회를 넘나 들며 혹독한 내적 성장통을 겪는다. 그 와중, 아버지와 재혼을 앞둔 안의 비극적..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김세라 | 보아스 문학작품 속에서 상처 치유의 길을 읽다! 입때껏 문학작품 안에서 만나온 인물들을 떠올려 보았다. 유독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을 읽기는 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힌 인물도 있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한때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인물이 어느 순간 빛바래져 있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더러는 있어 왔다는 데에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사람이 좋아져 만나고 그 마음이 느슨해져 헤어지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동시에 그 인물을 만났던 시기의 나를 둘러싼 환경, 내 안의 결핍 혹은 충만의 심리 상태나 관심사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 결합되어 나타난 화학 작용의 결과 같은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어떤 때에는 특정 인물에 ..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이수정·김경옥 | 중앙M&B 그늘 속의 그들을 직접 만나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끔찍한 사건으로 한동안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범죄자들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 유형에 따라 사이코패스, 성범죄, 정신질환, 성격장애, 충동조절장애, 한국형 범죄로 나뉜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의 목적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그들’이 왜 한순간의 그릇된 생각과 행동으로 범죄자가 되고 말았는지, 그 선택의 원인과 범죄자의 심리 등을 다양한 심리 검사와 면담, 범죄학 이론을 통해 파헤쳐보고 이를 독자와 나누는 것이다.’(p.11)라 밝히고 있다. 범죄 사건의 최전선에서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고자 분투하는 두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레 피해의 순간 희생자들이 느..
일생일대의 거래 |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서 당신이 영원히 지워진다면… 가족의 방문 앞에서 10초쯤 망설여본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사회적 성공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한 남자는 아버지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죽음 앞에서 일생일대의 거래를 해야만 하는 까닭이다. 삶 도처에 마주한 갈림길 위에서 우리는 늘 내디딘 그 길이 곧기를 바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혹은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 후회하고 마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그저 운이 지독히도 나빴던 탓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 없는 불가항력의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우리의 명백한 오판의 결과였다. 나는 여기에서 우리 삶에 우선순위가 필요한 연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 하나만 명확해져도 최소..
우먼 인 윈도 | A.J. 핀 | 비채 “내가 본 것은 정말로 살인사건이었을까?” 애나는 광장공포증으로 인해 향정신성 약물과 술에 의지한 채 집 안에서만 생활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 러셀 가족의 집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되면서 위태로웠던 그녀의 삶은 한층 위기에 빠진다. 자신은 분명하게 목격한 것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애초에 발생한 적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까닭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극도의 혼란과 불안에 빠진 한 인간의 모습은 저자의 치밀한 심리 묘사 안에서 보다 현실감 있게 구현되고 있다. 더욱이 모든 내막이 서서히 밝혀지기까지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흔히 기대하기 마련인 적당한 긴장감은 육백 페이지에 이르는 이 소설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오랜만에 읽은 스릴러 소설 『우먼 인 윈도』. 읽는 순간만..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 | 살림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가까운 미래를 내다보는 일, 더욱이 그것이 돈의 흐름에 대한 것이라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입때껏 상당한 적중률을 보여준 인물이 그 이야기의 발원지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역사학자이자 세계 3대 투자가로 널리 알려진 짐 로저스가 동북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돈의 향방에 대하여, 그로 인해 새로이 펼쳐질 미래 모습에 대하여 예견하고 있다. 그 예측들을 빼곡하게 옮긴 책의 제목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란, 한반도를 지칭한다. 남과 북이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상호 보완함으로써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재벌 기업을 중심으로 고도 성장한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으나, 북한 인..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 난다 우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모두가 기억하게 된, 외계인 경민과 지구인 한아의 아주 희귀한 종류의 사랑 이야기! 지구인 한아와 외계인 경민의 사랑 이야기는 현실 감각을 놓지 않으면서도 비현실의 판타지가 더해져 한층 독특하게 다가온다.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옷을 리폼하는 수선집 ‘환생’을 운영하는 한아에게는 스무 살 때부터 11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남자 친구 경민이 있다. 그는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그녀와 달리 어디로든 내키는 대로 훌쩍 떠나곤 해서 늘 한아를 기다리게 하곤 한다. 그러던 중 경민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에 유성우를 보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이후 여행에서 돌아온 경민에게서 이전과는 다른 낯선 모습들이 한아에 의해 포착되는 데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랜 시간 만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