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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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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 | 앤드루 포터 | 문학동네 불안하지만 빛나던 시절 청춘, 예술 그리고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들 문득 “예전에 지녔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혹은 버려두고 떠나왔다는 느낌”(p.21)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말하자면 상실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돌이켜 보면 그것은 제 안의 의지의 산물이기도 했고 그것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기도 했다. 또한 일순 벌어지기도 했고 때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일어났음을 후일 자각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사라진 것들을 곱씹으며 나름의 방식으로 상실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 때때로 깊은 슬픔과 고통을 수반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그것은 — 일말의 후회와 자책, 아쉬움을 담고 있기는 했으나 —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희석됐다. 다만 그 가운데서 깨달은 한 가지가 있다. 애써 지난날의 무언가를 돌이켜 보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앤드루 포터 | 문학동네 현대 미국 단편 문학의 가장 빛나는 성취 인간이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납득하고 이해하기를 바란다. 이 순간, 이 사람, 이 관계, 이 모든 일련의 상황을 납득하고 이해하기를, 때로는 이해받기를 바라 마지않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인간의 기본값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알다시피 우리는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더러는 자기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인간은 매 순간 이해하기를 멈추지 않는데, 그 불가능함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시도해 나가는 과정 안에서 삶은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것이 유독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마치 삶이 불가해한 것인 한,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기 라도 한 것처럼.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 실린 열 편, 그 안에 등장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