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이 '사소한 거짓말'에서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해변에 위치한 피리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예비학교 설명회 참석을 위해 아이를 동반한 엄마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때는 '그 사건'이 일어났던 퀴즈 대회의 밤 6개월 전이다. 어린 남매를 둔 매들린은 전남편이 한동네로 이사 오게 되면서 맞닥뜨리는 문제와 그 사이에서 얻은 딸의 양육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여인이다. 그러면서도 매사에 특유의 호탕함과 오지랖으로 위기에 빠진 제인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는 인물이기도 하다. 쌍둥이를 둔 셀레스트는 부와 명성을 가진 남편 덕에 부러울 것이 없는 여인이다. 그러나 남편을 향한 세간의 시선과는 달리 그녀는 남모를 어려움에 처해있다. 한편 어린 나이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제인은 늘 사소한 거짓말의 중심에 서 있다. 그녀는 가냘픈 몸매에 무채색 옷에 입고, 항상 조심스레 껌을 씹는다. 이 세 여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남편과 아이, 그리고 피리위 초등학교의 선생님들과 그 외 다른 학부모들이 대거 등장하며 퀴즈 대회의 밤을 향해 이야기가 흘러간다.
읽어가면 갈수록 사건의 실체를 종잡을 수 없었기에 더욱 기다려졌던 퀴즈 대회의 밤이 막바지에 다다라 드디어 시작됐다. 그리고 곧이어 기다려 마지않던 사건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인물의 손을 통해 결정적인 참극이 벌어졌음에서 의외성이 주는 반전의 힘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 p.631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높은 개연성과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그러므로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 없이 단번에 읽어내린, 그야말로 흡입력이 자못 대단한 한 권이었달까. 그 중심에는 아이들 싸움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왕왕 목격하곤 하는 우리네 이야기와 맞닿아 있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더불어 개성 강한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작가 리안 모리아티의 세밀하면서도 날카로운 묘사가 빛을 발한 이유도 빠뜨릴 순 없을 것 같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마시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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