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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대신,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지내니?
혼자와 함께, 그사이 어딘가쯤 있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인사
동물들은 저마다 사정을 안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외로움에 떨기도 하며, 때로는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바라며 적당한 거리를 원하는 한편 누군가와 소통하기를 희망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은 흡사 우리와 닮았다. 삶의 순간순간 마주하는 자신과 타인을 향한 감정들은 우리의 내면세계가 얼마나 복잡다단한지에 대하여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무얼까 생각해 보게 된다. 톤 텔레헨의 『잘 지내니』는 그에 대하여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진심 어린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일이라고 우리를 일깨우고 있는 것 같다. “잘 지내니?” 짧은 인사에 실어 보낸 마음과 받아 든 마음 안에서 오기는 따뜻함은 어느 순간에도 작지만 큰 힘이 될 테니까.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안녕! — 다람쥐가
(…) 편지를 읽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사랑하는 고슴도치”를 읽고 또 읽었다. 사랑하는 고슴도치, 사랑하는 고슴도치. 그래 나는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 편지를 이마 제일 아래에 있는 가시에 찔러 두었다. 바로 눈앞에 편지가 걸려 있어, 그가 사랑하는 고슴도치라는 데에 의심이 생길 때마다 볼 수 있도록. 편지를 받는다는 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고슴도치는 그날 밤 덤불 아래, 방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그러고는 다람쥐의 시끌벅적한 생일파티 소음에도 방해받지 않고 잠이 들었다. - p.35, 38
잘 지내니 -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arte(아르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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