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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대 소설로 만나는
경성의 줄 서는 식당들
식민지 시대 경성에서 성업 중이던 10곳의 식당을 살핀다. 위치에 따라 본정의 청목당과 미쓰코시백화점 식당, 화월과 가네보 프루츠팔러, 종로의 화신백화점 식당과 이문식당 그리고 동양루, 장곡청전의 조선호텔 식당과 낙랑파라, 황금정의 아서원이 그것. 저마다의 특색 있는 맛과 멋으로 사랑받았던 곳이었는데, 당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들 — 특히 한국 근현대 소설에 등장하여 묘사된 장면 — 을 통해 이 시기의 외식 풍경을 생생하게 복원하고 있어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것은 마치 번화한 경성의 한복판을 거닐며 맛집 탐방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으므로. 다만 식민지 조선의 그늘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씁쓸함은 있다.
경성의 맛집을 살펴보는 일은 단지 맛 좋은 음식점을 탐구한다는 의미에 한정되지 않는다. 당시는 조선에 이런저런 음식점들이 들어서며 외식 메뉴가 자리 잡고 분화되는 시기였다. 따라서 경성의 맛집은 근대 조선에서 일어난 외식의 정착과 분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상이기도 했다. 또한 당시의 맛집을 살펴보는 일은 지금 먹는 음식들이 어떻게 우리의 식탁에 등장했고 그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해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 p.5
경성 맛집 산책 - 박현수 지음/한겨레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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