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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4

이중 하나는 거짓말 | 김애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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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서로 만나지 않고도 이루어지는 애틋한 접촉
그림과 비밀, 그리고 슬픔으로 밀착되는 세 아이의 이야기

 

 


지우는 자신을 찾는 채운과 소리의 메시지를 확인하고서 차창 밖 눈발을 응시하다가 시 한 구절을 떠올린다. “꿈에서 나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돌아왔다.”(p.244) 하필 그 순간 그 구절이 떠오른 것은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했던 지난한 이야기를 끝내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때에 비로소 떠올린 구절이므로. 그런데 어쩌면 선호 아저씨의 트럭에 올라 타 채운과 소리가 있는 원래의 자리로 향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 그 전환의 순간일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일 수도 있으리라.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함으로써 비로소 맺을 수 있었던 세 아이의 관계 역시 오직 진실만을 말함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전한 선호 아저씨라는 좋은 어른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었다. 세상 모든 연약하고 미숙한 존재들에게 저마다의 한줄기 빛이 있기를 소망하며.

 

 

 

여러 눈송이가 차창에 붙어 섬세하고 기하학적인 무늬를 드러내고는 이내 녹아 없어졌다. 그걸 보자 지우는 사방에서 내리는 눈송이가 왠지 엄마의 목소리처럼 느껴졌다. 어떤 거짓은 용서해주고 어떤 진실은 조용히 승인해주는 작은 기척처럼.    - p.228

 

 

 

 

 

이중 하나는 거짓말 - 8점
김애란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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