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20

명랑한 은둔자 | 캐럴라인 냅 | 바다출판사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혼자의 삶

 

 

 

한때의 중독과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보다 이해하고 아끼며 사랑하는 편으로 나아가고자 부단히 애쓴 캐럴라인 냅. 그녀의 솔직한 자기 고백 안에서 나는 한 인간으로서 숙명적으로 감당해야만 하는 삶의 무게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예민하고 은밀한 문제여서 쉽사리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그리하여 온전히 자기 자신만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던 그것에 대하여. 『명랑한 은둔자』라는 제목으로 엮인 글들은 바로 그 지점에 대해 작가가 품었던 고민의 흔적인 동시에 극복의 기록이기도 해서, 역시나 크고 작은 고민에 직면해 있는 내게 한층 유의미하게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혼자의 삶을 고수한 그녀 앞에 늘 숙제처럼 놓였던 고독과 고립 사이의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 특히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요즘 – 그 어느 누구라도 공감할만하다.

 

 

 

조정은 꼭 물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은 스포츠로, 엄청난 정확성과 두둑한 배짱을 둘 다 요구한다. 나는 오랫동안 둘 다 끔찍하게 부족했고, 배를 띄워나갈 때마다 매번 흔들거리고 근들거려서 거의 뒤집힐 뻔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나는 또한 그 기예를 익히고 말겠다는 결의에 차 있었다. 노 젓기의 심미적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되었고, 첫 번째 계절에는 마치 사랑에 달뜬 10대처럼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내 몸매 말고도 무언가 다스릴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 어쩌면 나를 바꿀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 p.340, 341 「내 인생을 바꾼 두갈래근」

 

 

 

 

 

명랑한 은둔자 - 10점
캐럴라인 냅 지음, 김명남 옮김/바다출판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