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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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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 김봉곤 | 창비 한국문학이 기다려온 새로운 사랑의 기분 우리는 저마다 열차에 올라있다. 같은 목적지를 약속한 두 사람이었지만 어느 지점에 이르러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별하기도 하고, 애초부터 혼자였던 이는 뜻밖의 누군가와 마음이 통해 남은 여정을 동행하기도 하면서. 그렇기에 열차 안 좌석의 주인은 영원하지 않다. 내 자리였지만 누군가에게 내어줄 수도, 누군가의 자리를 중도에 내가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수한 반복이 빚어내는 크고 작은 혼재 안에서 열차만은 계속해서 나아간다. 끝없이 끝없이……. 그 지난한 여정 안에서 우리는 대개 사랑을 한다. 그러므로 훗날 그 시절의 기분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한때 사랑했던 대상을 상기하는 일과도 적이 다르지 않으리라. 그러는 사이 우리는 아주 조금씩 현재의 자신에 닮아..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강화길 외 | 문학동네 # 01. 「음복(飮福)」, 강화길 모를 수 있는 권리, 그것을 부여받은 특별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얼마큼의 사람들이 알까.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증오하면서도 그 한 사람이 가진 특권을 비밀스럽게, 하지만 더없이 적나라하게 똘똘 뭉쳐 지켜야만 하는 이들을 당신은 과연 아는지. 이해를 구한다는 명목 하의 감정적 착취로 이뤄낸 권리라면 그것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눈물이고 울화 일진 대, 이보다 중한 얘기가 어딨다고 시시하다는 말을……. 너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 p.9 # 02.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자신이 선 자리에서 가능한 한 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그러나 내외적으로 장애물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나아갈 수 있을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