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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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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알 | 나가이 다카시 | 바오로딸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수년 전 우연찮게 『나가사키의 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인 나가이 다카시(永井隆)를 알게 됐다. 나가사키 원폭의 현장에서 두 아이와 살아남았지만, 아내를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이였다. 그는 참혹한 현장 속에서도 낙담하기보다는 나가사키의과대학의 교수로서 아픈 사람들을 도우며 그날의 참상을 기록함으로써 제 소임을 다하고자 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바오로딸 다시 읽고 싶은 명작 중 하나인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통해 같은 시리즈에 있던 그의 『묵주알』을 알게 돼 읽어 보게 된 것이다. 1945년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실로 헤아릴 수 없는 비극을 가져왔다. 나가이 다카시 역시 참화의 현장 속에서 아내와 집은 물론 모든 재산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나가사키의 종 | 나가이 다카시 | 페이퍼로드 원자폭탄 피해자인 방사선 전문의가 전하는 피폭지 참상 리포트 몇 해 전 나가사키에 간 일이 있었다. 원폭으로 인해 참혹했던 칠십여 년 전의 참상이 지금 발 딛고 있는 이곳에서 벌어졌던 일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풍광이 매력적인 곳이었다. 그러나 일정의 마지막 날, 원폭 낙하 중심지를 비롯 평화공원과 원폭자료관에서 보낸 한나절은 이 도시에 잠들어 있는 큰 슬픔과 마주해야 했던 먹먹한 시간들로 기억 속에서 선명하다. 그렇기에 『나가사키의 종』의 저자가 진작에 우려했듯, 지난 2014년 아베 정부가 헌법 9조(평화헌법)의 전쟁 및 무력행사 포기, 교전권 및 군대 보유 금지 조항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그 방향을 선회하는 해석을 하며 각의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