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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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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 박완서 | 세계사 작가가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한 첫 작품 스무 살, 순수하고 젊은 날의 황량한 기억 『나목』은 박완서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도 유명하지만, 화가 박수근과의 인연을 토대로 창작했다고 하여 더욱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 PX에서 근무하다가 우연히 초상화부 화가로 박수근이 들어오게 되면서 생긴 인연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어짐의 길이가 채 1년에도 못 미친다는 작가의 말을 떠올려봤을 때, 작가 박완서에게는 그 만남이 꽤 강렬하게 남아있었던 듯싶다. 사실 박수근에 대한 언급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도 나온다. 옥희도라는 이름을 빌려 등장시킨 『나목』과 달리, 실명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박수근이 남긴 작품 외적인 부분, 그러니까 당시 생활인 박수근의 삶..
엄마의 말뚝 | 박완서 | 세계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1 「엄마의 말뚝」 연작을 비롯해 「유실」, 「꿈꾸는 인큐베이터」, 「그 가을의 사흘 동안」, 「꿈을 찍는 사진사」, 「창밖은 봄」, 「우리들의 부자」가 한 권에 담겨 그 양이 600 페이지에 이른다. 「엄마의 말뚝」은 엄마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하지만 놀라울 만큼 담담하게 적고 있다. 물론 박완서 작가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장은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끊어 읽을 타이밍을 찾지 못한 채 한자리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이밖에 실려 있는 단편들은 삶을 바라보는,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날카로우면서도 세밀한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지금 읽어도 결코 낡아 보이지 않는 글. 엄마의 말뚝 - 박완서 지음/세계사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 세계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9∙20 알려졌다시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작가의 경험에 토대를 둔 자전적 소설이다.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이 두 권을 다 읽은 지금 이 책에 담긴 내용이 너무 아파서 평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을 끄적이는 일이 주저되는 부분이 있다. 그 시기를 겪지 않은 세대이기에 당시의 시대 상황과 감내해야만 했을 고통의 크기가 너무나도 막연한 탓도 있고, 감히 이해할 것 같다는 말로 가벼이 넘기기도 뭣한 까닭이다. 그러나 벌레를 벗어나기 위해 그 시간을 증언하겠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으며, 작가가 겪어냈던 질곡의 삶과 그런 아픈 시기를 이겨내고자 했던 처절한 몸부림만은 이 두 권 책을 통해 분명하게 기억하려고..
그 남자네 집 | 박완서 | 세계사 사랑이 사치가 되던 그 시절, 구슬 같던 첫사랑 이야기 『친절한 복희씨』라는 소설집을 보면, 「그 남자네 집」이라는 제목의 단편이 있다. 이미 박완서 작가의 장편 『그 남자네 집』을 읽었던 터라 읽으면서도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알고 보니 단편 「그 남자네 집」은 2002년 여름호『문학과 사회』에서 처음 발표했던 단편이고, 2년 뒤에 이를 기반으로 살을 붙인 동명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 출간한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에는 단편 「그 남자네 집」이 수록된 것이고. 『그 남자네 집』은 주인공이 사는 동네로 그 남자네가 이사 오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말하자면, 주인공과 그 남자는 서로의 첫사랑인 셈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단순히 첫사랑을 그린 소설로 치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