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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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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 손원평 | 창비 공감 불능 사회, 차가움을 녹이는 아몬드 서로를 향한 진심과 공감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곧 자기 안에 있는 아몬드의 크기를 가늠해 보는 일일진대, 타인을 이해하려는 안간힘의 가치를 일깨운다. 돌이켜 보면, 윤재는 지난날 엄마와 할멈이 양쪽에서 자신의 손을 잡아 주었던 온기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았던가. 어쩌면 그와 같은 기억의 힘이 제 자신을 지탱하게 하고 때로는 타인을 구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윤재가 기꺼이 곤이를 찾아 나섰던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으리라. 그리고 진심으로 자신과 곤이의 삶이 바뀌기를, 그리하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 윤재와 곤이가 그랬듯, - 누구나 가슴속에 저마다의 괴물 하나쯤은 품고 산다고 여긴다. 다만 그것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무언가를..
프리즘 | 손원평 | 은행나무 만남과 이별, 흩어지는 '마음'을 다양한 빛깔로 비추어가는 이야기 유년 시절, 내가 각별하게 아끼던 몇몇 것 중의 하나가 프리즘이었다. 때때로 서랍 속의 그것을 꺼내어 하늘을 향해, 정확히는 태양을 향해 손을 뻗어 보이곤 했는데, 그 순간 여러 빛깔로 나를 기쁘게 하던 것이 바로 프리즘이었던 것이다. 파란 물체 주머니 안에서는 그저 투명한 삼각기둥에 불과했던 것이 빛과 만나는 순간 영롱한 빛깔을 뽐내는 걸 가만히 바라보면서 어찌나 신기했던지. 그 광경을 보면 볼수록 질리기는커녕 늘 새롭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생각하곤 했다. 제 혼자서 멋진 것도 좋지만, 서로가 존재함으로써 빛날 수 있다면 그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대단한 기적이고, 마법일 거라고. 나는 그것의 근사함에 대하여 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