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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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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 유은정 | 성안당 ‘따로 또 같이’ 현명한 개인주의자를 위한 심리 테라피 고백건대, 나는 예민하다는 말에 예민하다. 그래서일까. 새로 나온 책들 사이로 단연 눈에 띄었던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그래, 맞아. 여태껏 그래 왔던 거야.’라는 생각과 동시에 손끝은 이미 책을 향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여기까지는 거의 무의식에 가까운 끌림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대놓고 훅 들어오는 유의 책들은 대개 2차 사고 과정에서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는 걸로 마무리되곤 해왔다. 무슨 심리인지…, - 실은 알고 있다. 마음 깊숙이 수긍하게 만드는 제목의 책이 반가우면서도 결국 마케팅의 술수일 거라는 약간의 의구심, 거기에 쉬이 넘어가지 않겠다는 소심한 반발심 때문임을. 더욱이 근래 이런 식의 문장형 제목이 트렌드인 것 ..
우리는 자살을 모른다 | 임민경 | 들녘 그들은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문학이 보여주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살의 메커니즘 그 속에서 자살 연구자가 발견한 치유의 실마리 부제 - 문학으로 읽는 죽음을 선택하는 마음 - 에 이끌려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어쩌면 실례보다도 문학 속 등장인물을 통해 헤아리는 편이 이해의 깊이 측면에서 보다 우위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다. 그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자살에 대한 뉴스 기사 혹은 주변 소식에는 결정적으로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던 내면 심리, 그 서사가 누락돼 있는 까닭이다. 반면 문학에는 그것을 스토리의 주요 골조로 할 만큼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렇기에 죽음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감행에 나선 이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우리는 가닿을 수 있으..
센서티브 | 일자 샌드 | 다산지식하우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나는 민감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발 딛고 서 있어야 할 세상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말하자면 사람들에게 까탈스럽고 유난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내 나름으로는 그런 자신을 얼마쯤은 지우고 무던하게 살고자 애쓰는데 꽤 많은 에너지를 할애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런 탓에 제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유쾌한 시간을 보내더라도 집에만 들어오면 방전되듯 풀어지는 긴장감과 밀려오는 피로감에 곧잘 녹초가 되곤 했다. 괴리감도 날로 커져만 갔다. 심지어 어느 순간, 내 스스로조차도 어느 하나 두루뭉술 지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 민감하고 예민함을 감추기 위한 보호색과도 같은 임무는 내 스스로가 부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