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18

센서티브 | 일자 샌드 | 다산지식하우스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나는 민감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발 딛고 서 있어야 할 세상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말하자면 사람들에게 까탈스럽고 유난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내 나름으로는 그런 자신을 얼마쯤은 지우고 무던하게 살고자 애쓰는데 꽤 많은 에너지를 할애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런 탓에 제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유쾌한 시간을 보내더라도 집에만 들어오면 방전되듯 풀어지는 긴장감과 밀려오는 피로감에 곧잘 녹초가 되곤 했다. 괴리감도 날로 커져만 갔다. 심지어 어느 순간, 내 스스로조차도 어느 하나 두루뭉술 지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 민감하고 예민함을 감추기 위한 보호색과도 같은 임무는 내 스스로가 부여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한 사회의 암묵적 강요는 아니었던가, 항변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 민감함을 추궁하기보다는 역으로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북돋아주는 사회를 기대할 순 없는 걸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그저 그런 사람이 곁에 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스스로 역시 그런 자신을 자책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더라면…,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이다.

 

남들보다 민감한 이들을 위한 심리학, 『센서티브』의 저자 일자 샌드는 이 책을 통해 ‘민감함은 결함이 아니라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민감함으로 인해 사회 안에서 곧잘 벽에 부딪혔던 이들에게는 그토록 바라 마지 않던 한 마디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까탈스럽고 신경질적이며 피곤하다는 세간의 시선 탓에 그들이 세심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말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감춘 채 삶이 동반하는 각종 어려움과 부담감을 감내해야만 했던 것에서 벗어나 그러함을 떨쳐내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격려한다. 이는 곧, 민감한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정의의 시도이자, 민감한 자신 혹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를테면 '민감함'에 따라붙는 부정적 시선 대신. 섣부르지 않은 신중함과 무언가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 다른 차원으로 상상할 수 있는 창의성 등과 연결 지음으로써, 저평가된 그것의 순기능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민감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골몰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그 고민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놓여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테고. 동시에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점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 보거나 지적하는 것 대신 오히려 꽤 쓸만한 능력이 될 수도 있음을 조언해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으리라.

 

 

 

민감한 성향은 결함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당신의 인격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특성이다.     - p.226

 

 

 

 

 

센서티브 - 10점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