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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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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 로맹 가리 | 마음산책 베네치아 광대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 기록한 모험, 농담, 사랑의 지독한 성장담 『마법사들』은 18세기 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떠나 러시아로 이주한 광대 집안의 이야기다. 당시 유럽 사회를 휩쓸던 변혁의 물결 안에서 살아가야 했던 자가 일가와 그 집안의 마지막 후손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인 포스코 자가의 성장과 모험을 주로 한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겨우 세 살 반 많은 새엄마 테레지나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유년기를 넘어 평생에 걸친 단 하나의 사랑으로 간직하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그가 테레지나와 함께 보냈던 날들을 회고하며 그 시간들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 중 설레도록 근사한 대목이 있어 옮겨 본다. 사는 기쁨으로 대기에 풍선이 한가득 날아오르는 듯한 시간이었고, 말 한 마디, 웃음 한 도막, 심작박동 한 ..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 문학동네 열네 살 소년 모모가 들려주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의 비밀!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건물의 칠층. 이곳은 아랍인 소년 모모가 사는 곳이다. 그리고 창녀의 아이들을 키워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로자 아줌마의 거처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모모 역시 어느 창녀의 자식인 것이다. 로자 아줌마는 유태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에 수용됐었다.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여전히 지난날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살아 돌아온 뒤에도 몸을 팔아먹고 살았는데, 나이 탓에 매력을 잃어가자 창녀의 자식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몸이 극대로 쇠약해져 매일같이 칠층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모모는 생각한다. 그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에서 살 만한 자격이 있는 여자라고. 열 살(실은 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