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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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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 욘 포세 | 문학동네 삶과 죽음의 문턱에 놓인 작은 경이 어둠 속에서 만나는 존재라는 빛   나는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 홀로 있다. 어찌하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인지 되짚어 보지만 혼란스럽기만 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 보려 하지만 그 역시 녹록지 않다. 그렇게 하염없이 걷다가, 무언가를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불가해하다는 것 밖에는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환영일지 모른다고, 상상일지도 모른다고 여기면서도 계속해서 그것들을 좇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 과정 안에서 결국 나는 무無의 세계에 진입하여 반짝이는 자신과 주변의 존재들을 마주하게 된다.  욘 포세는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을 통해 문학언어란, “의미를 가지고서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p.88)이라고 밝힌 바..
아침 그리고 저녁 | 욘 포세 | 문학동네 침묵과 리듬의 글쓰기 명료한 언어로 포착해낸 전 생애의 디테일 두 장으로 나뉜 이 소설의 첫 장은 노르웨이의 작은 해안가 마을에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요한네스의 출생의 순간을 묘사한다. 혹여 출산하는 동안 어떤 문제라도 생기지는 않을까, 안절부절못하면서도 곧 태어날 자식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한 남자(올라이)의 독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니까 한 생명이 맞이하고 있는 생의 아침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두 번째 장에서는 장성한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노년의 요한네스를 그린다. 아내와 절친했던 친구를 앞서 보내고, 이제는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생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저물어 가는 생의 저녁에 자연스레 비유될 수 있겠다. 한편 이 이야기는 마침표 없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