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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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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프롬 | 이디스 워튼 | 민음사 애정 없는 결혼 속에서 ‘낡은 폐선’처럼 살아가는 이선 프롬 도덕과 윤리의 이름으로 억압해 버린, 우리 내면의 슬픈 자화상 소설 속 ‘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 그 자신이 여러 사람들에게서 전해 듣고, 직접 눈앞에서 마주하기도 한 이선 프롬과 두 여인(지나, 매티)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나’에게서 한 발짝 물러난 더 큰 액자 밖에서 이선 프롬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에 자연스레 몰입하게 된다. 이는 곧 마음속에 드리운 그림자를 가만히 응시하는 일이기도 할진대, 이를테면 삶 속에서 – 그것이 무엇이 됐든 간에 – 억압되기 마련인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과도 같으리라.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의심할 여지없는 타당한 일이지만, 그것을 위해 개인의 자유가 희..
여름 | 이디스 워튼 | 민음사 미국 문단에서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최초의 본격 문학 열여덟 살의 소녀 채리티가 어엿한 여성으로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디스 워튼의 소설, 『여름』.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싱그러운 여름날 채리티 앞에 나타난 건축가 하니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숭고한 계절의 흐름은 때가 되면 여름을 보내줘야 하는 것처럼, 그녀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결단한다. 자신을 산에서 데려온 후견인 로열과 미래를 함께하기로. 앞서 말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만남과 사랑, 헤어짐의 과정 안에서 드러나는 채리티의 심리적 성장에 있다. “모든 게 지긋지긋해!”(p.8)라며 불만하는 것으로 등장하던 소녀가 다른 여인과 약혼한 연인에게 오랜 고심 끝에 보낸 몇 줄 편지에는 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