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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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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지니 | 정유정 | 은행나무 생의 가장 치열했던 사흘 눈부시게 다시 시작되는 삶의 이야기 진이의 마지막 출근과 그로부터의 3일간의 시간은 어떻게 기억되어야 할까. 불현듯 닥쳐온 불운한 사고가 그녀의 삶을 막다른 곳으로 향하게 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 안에서 그녀가 온몸으로 보여준 삶을 향한 태도는 단연 눈부시다. 그 진면목은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에 앞서 지니의 앞날을 진심으로 염려하며 남긴 당부를 통해 드러난다. 자신을 도왔던 김민주에게 남긴 편지 역시 빠뜨릴 수 없다. 미안하고도 고마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추신 - 나와 지니는 오래오래 너를 기억할 거야. 네 형편없는 노래도. (p.361) – 의 두 줄 문장은 모르긴 몰라도 김민주의 마음속에서 영영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왐바로 떠난 지니 역시도 다..
7년의 밤 | 정유정 | 은행나무 운명이 난데없이 변화구를 던진 밤, 당신이라면 저주받은 생을 어떤 타구로 받아칠 것인가 7년의 밤. 책을 덮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주받은 생이라는 것이 과연 이들뿐이겠는가, 하는 생각. 세령호사건의 시작은 칠흑 같은 밤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은 한 남자, 최현수의 실수에서 비롯된다. 그는 자신이 행했던 그날 밤의 실수에 대해 통렬한 후회를 하며 고통스러워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임을 알기에 애써 불안함을 잠재우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만 골몰한다. 그에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내야만 하는 것, 바로 하나뿐인 아들 서원이 존재하는 이유다. 사건이 발생하고 칠년의 세월 속에서 그는 수없이 그날의 밤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날 밤을 포함한 세령호에서의 2주를 끝없이 복기한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