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톤 텔레헨

(3)
잘 지내니 | 톤 텔레헨 | arte 사랑한다는 말 대신,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지내니? 혼자와 함께, 그사이 어딘가쯤 있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인사 동물들은 저마다 사정을 안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외로움에 떨기도 하며, 때로는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바라며 적당한 거리를 원하는 한편 누군가와 소통하기를 희망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은 흡사 우리와 닮았다. 삶의 순간순간 마주하는 자신과 타인을 향한 감정들은 우리의 내면세계가 얼마나 복잡다단한지에 대하여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무얼까 생각해 보게 된다. 톤 텔레헨의 『잘 지내니』는 그에 대하여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진심 어린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일이라고 우리를 일깨우고 있는 것 같다. “잘 지내니?” 짧은 인..
잘 다녀와 | 톤 텔레헨 | arte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떠나보면 달라질까?" 사람들은 저 너머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곤 한다. 그러나 그런 호기심만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역시 갖고 있기 마련이다. 물론 이외에도 각자가 놓인 개별적 상황과 여건이라는 변수가 분명하게 존재하기는 할 테다. 그러나 결국은 이 두 가지의 시소게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호기심이 조금 더 우세하다면 떠날 것이고, 두려움이 조금 더 크다면 그 자리에 머물 것이라는. 톤 텔레헨의 소설 『잘 다녀와』는 숲속의 여러 동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 망설임과 두려움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떠날 채비를 마치고서도 계속 망설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결심 끝에 떠난 곳에..
고슴도치의 소원 | 톤 텔레헨 | arte 예민하고, 겁 많고, 생각은 더 많은 고슴도치가 내미는 작은 손 조금 외로워도, 조금 불안해도, 그런대로 조금은 행복한 이야기 자신의 가시 때문에 다른 동물들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여기는 고슴도치는 온종일 침대 및 어둠 속에 머무르며 그곳만이 제일 안전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실은 몹시 외롭다. 고심 끝에 숲 속 다른 동물들을 초대하는 편지를 써 보지만, 걱정 많은 고슴도치는 아무도 초대에 응하지 않을 것을 염려해 차마 보내지 못한다. 그저 머릿속으로 초대받은 여러 동물들의 방문을 상상할 뿐이다. 나는 이상해. 겁을 주고, 외롭고, 자신감도 없어. 내겐 가시만 있어.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아와주길 원하면서 또 누군가 오는 걸 원하지 않아… 나는 대체 어떤 동물이지! - p.148 난 혼자가 편해, 라고 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