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 문학동네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불의한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인선의 간곡한 부탁으로 경하는 엉겁결에 그녀의 제주 집으로 향한다. 홀로 굶주리고 있을 작은 앵무새 아마를 살리기 위하여.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폭설로 인한 궂은 날씨에도 가까스로 제주 공항에 도착한 경하. 그러나 그녀의 혹독한 여정은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입때껏 본 일 없는 무시무시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때때로 고립되는 일이 잦은 중산간 마을에 위치한 경하의 집까지 닿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까닭이다. 더군다나 해는 곧 저물 것이다. 그때의 막막함, 낭패감, 두려움이 무서운 속도로 내 마음을 장악했다. 이게 정녕 경하의 일이기만 할까, 어쩌면 경..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