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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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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 문학과지성사 최승자 시인의 첫 시집 일전에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읽으면서, 최승자라는 시인의 이름과 마주한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그 시는 최승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즐거운 日記』에 포함되어 있어서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번에 내가 골라 든 『이 시대의 사랑』은 최승자의 첫 번째 시집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쓰인 시들이지만, 이 시집에는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할 수 있는 심오한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 인간 본연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건드리는 시들이어서 그럴까.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다.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지음/문학과지성사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 문학과지성사 詩作 메모 나는 그처럼 쓸쓸한 밤눈들이 언젠가는 지상에 내려앉을 것임을 안다. 바람이 그치고 쩡쩡 얼었던 사나운 밤이 물러가면 눈은 또 다른 세상위에 눈물이 되어 스밀 것임을 나는 믿는다. 그때까지 어떠한 죽음도 눈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1988.11) 비관이 난무하다 그것은 시대의 우울함이자, 상처 받은 청춘의 우울함이다 그럼에도 그는, 우울한 현실 속에서 망설이기보다 차라리 단호했다 그 단호함 뒤에 감춰진 슬픔과 고통을 감지하게 돼버린 순간, 심히 동요할 수밖에. 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