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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Who Saw Everything
런던의 애비 로드에서 길을 건너다가 자동차 사고를 당한 1988년의 솔 애들러는 후일에 대해 기억한다. 그 뜻밖의 사고 이후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미묘하지만 분명하게 엇갈리기 시작했다고. 그로부터 삼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2016년의 그는 여전히 같은 장소인 애비 로드를 걷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늙어 버리기라도 한 듯 생경해진 모습의 자신과 역시 많은 것이 변해 버린 주변 상황을 마주하며 혼란스러워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이지만 오랜 세월의 간극 속에 스물여덟의 그와 쉰여섯의 그는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각자의 삶에 익숙해져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그는 모르지 않는다. 과거의 자신도, 현재의 자신도 모두 자기 자신임을. 단지, 지나 온 세월 속에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고, 어느 순간 같지만 더는 같지 않은 시점에 이르렀음을 자각할 때도 있음을 말이다. 그 안에서 때때로 더는 익숙하지 않은 자신과 낯선 주변을 맞닥뜨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를테면 모든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현재와 지난날의 기억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시간과 공간 사이의 빈틈을 메우고자 애쓰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해 본다.
“이런 거야, 제니퍼 모로. 우리는 젊고 어리석고 경솔했지만, 그래도 난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이런 거야, 솔 애들러.” 제니퍼는 여전히 나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너는 너무 무심하고 다른 데에 가 있곤 해서, 나로서는 너에게 가닿은 유일한 길이 카메라를 통하는 것이었어.” - p.276
모든 것을 본 남자 - 데버라 리비 지음, 홍한별 옮김/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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