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24

흰옷을 입은 여인 | 크리스티앙 보뱅 | 1984BOOKS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에밀리 디킨슨에게 바치는 애정과 경의

 

 

 

한정된 장소에서 고독한 삶을 살며 글쓰기에 몰두한 두 영혼이 있다. 『흰옷을 입은 여인』은 평생 한 곳에서 글 쓰는 삶을 살았던 프랑스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1951-2022)이 역시 일생을 애머스트의 자신의 방에서 시를 쓰며 은둔의 삶을 살았던 미국의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1830-1886)을 기리며 써 내려간 경의의 문장들이다.

그 안에서 나는 “너무도 열렬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p.100)했던 두 영혼을 마주한다. 시끌벅적한 세상의 한복판에서 앞다투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을 일순 겸연쩍게 하는 삶을 살아간 이들을.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오로지 “하나의 영혼으로 존재하는 본질적인 자유”(p.111)를 탐했던 그들을. 그리하여 온통 글 쓰는 것에만 몰두함으로써 어느 누구보다 자신의 삶 안에서 온전하게 존재하는 법을 터득했던 두 영혼을. 

“너무도 순결해 한 마리 꿀벌이 총알처럼 가로지르는, 세상 무엇도 침투할 수 없는 마음”(p.150)에 가닿을 수 있기를 소망하며.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 에밀리 디킨슨 | 을유문화사

내면으로 침잠하여 지상의 환희로 나아간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대표 시 선집 미국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손꼽히는 에밀리 디킨슨. 그녀는 독신의 삶을 살며 제한된 공간 속에서 내면의 사색을

byeolx2.tistory.com

 

 

 

태어나는 순간 아이들 각자에게 무언가가 주어진다. 무無나 다름없는 무엇. 형태도 이름도 없으며, 영예랄 것도 전혀 없는 무엇.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재산이다. 언뜻언뜻 섬광처럼 보이는 것. “살아 있다는 단순한 느낌 자체가 내겐 황홀경이다.”라고 에밀리는 말한다. 그 무의 흰 꽃이 때때로 붉은 심장 속에서 피어난다. 성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지는 꽃, 절대로 시들지 않는 꽃이다. 성스럽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    - p.57, 58

 

 

 

 

 

흰옷을 입은 여인 - 10점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1984Books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