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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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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 김영사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가장 논쟁적인 대서사 인류의 기원과 진화, 미래에 대하여 역사, 경제, 사회, 생물, 종교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과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오늘날에 이른 그 방대하고 놀라운 진보의 과정을 저자의 폭넓은 시야와 예리한 시선,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풀어놓는 것이다. 동시에 인간이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한다. 변방의 호모 사피엔스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고, 이제는 신의 영역까지도 넘보는 유일무이의 존재로 거듭 났다. 저자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원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
그로부터 20년 후 : 슬램덩크, 여전히 설레는 | 민이언 | 봄스윗봄 ▒ 2014/04/27 - [별별책] - [원서] 슬램덩크(SLAM DUNK 完全版 全24卷セット)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금, 당신은 영광의 시절을 살고 있습니까? 『그로부터 20년 후』는 완결로부터 스무 해가 훌쩍 지난 시점에서 슬램덩크를 떠올리며 쓴 추억 에세이로, 저자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만화 속 인물들과 장면들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상념들로 빼곡하다. 그렇기에 한때나마 슬램덩크와 인연이 있었던 이들이라면,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날을 상기하며 쉬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슬램덩크, 여전히 설레는’ 이라는 부제를 눈으로 따라 읽으며, 순간 가슴이 뛰었고 얼마간은 안도했다. 한껏 설렐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그것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함없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도무지 드문 일이..
브레이크 다운 | B.A.패리스 | arte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스스로도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 폭우가 내리던 밤, 숲속 지름길로 오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그녀는 들었어야 했다. 그도 아니었다면, 폭우 속 멈춰 선 차량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기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질 못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쪽에서 먼저 청하지 않을까 싶어 잠시 머뭇대기는 했으나, 어떠한 반응도 감지하지 못한 그녀로서는 가던 길을 그저 갈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런데 다음날 아침, 그 숲에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어둠 속 폭우 탓에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여자는 최근 사귀게 된 지인으로 밝혀진다. 그때에 그녀가 느꼈을 공포와 자책, 혼란의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더욱이 사건 이후..
오늘 뭐 먹지? | 권여선 | 한겨레출판 소설가 권여선의 ‘음식’ 산문을 가장한 ‘안주’ 산문집 먹고 마시는 이야기에서 느껴버리는 모국어의 힘 저마다의 추억이 스며 있는 음식은 일상과 한데 버무려져 한층 우리의 입맛을 돋운다. 소설가 권여선이 산문집 『오늘 뭐 먹지?』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다. 대학 시절 술 취해 처음 맛본 순대를 시작으로 청양고추의 알싸하게 매운맛에 대한 예찬과 속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는 김밥의 든든함, 유년을 떠올리게 하는 마른오징어튀김의 추억 등 스무 가지의 음식을 소개하고, 그것들을 맛보기 위해 손수 재료를 준비하여 조리하는 수고의 과정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렇게 완성한 음식은 저자가 그랬듯, 술 한 잔 곁들이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갈 터다. 문득 오늘 뭐 먹지?, 되뇌다가 이 말이 지닌 묘한 친근함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