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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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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인간 소녀 조시와 그녀의 동반자가 된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 두 존재가 그려내는 가슴 저미는 슬픔과 사랑,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의 이야기 인공지능 로봇에게 마음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가당치 않은 소리라고 여기면서도 클라라에게만은 예외를 두고 싶어 졌던 건, 어째서일까. 제 아무리 인간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뛰어난 에이에프라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더욱이 일체의 감정이 배제된 로봇 제품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런 에이에프 클라라가 자신을 택한 아이를 위해 애쓴 모든 것들을 ‘마음’을 빼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기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클라라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뒤에 우연히 재회하게 된 매니저에게 이렇게 말한다. “조시를 위해서 제가 할 ..
남아 있는 나날 |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젊은 날의 사랑은 지나갔지만 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한평생을 달링턴 홀의 집사로서 지내온 스티븐스는 위대한 주인이라고 믿었던 달링턴 경이 죽고, 지금은 새로운 주인인 미국인 갑부 패러데이 어르신 밑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던 1956년 7월의 어느 날, 그는 주인 어르신의 제안에 따라 서부 지방으로 생애 첫 여행을 떠난다. 그 6일 간,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을 회상한다. 오직 위대한 집사가 되고자 했던 일념은 아버지의 임종을 외면하게 했고 마음에 두었던 켄턴 양에 대한 사적인 감정을 지우게 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자신의 삶에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들이었음을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때 그 순간 내가 이런 선택 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