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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1

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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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간 소녀 조시와 그녀의 동반자가 된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

 

두 존재가 그려내는 가슴 저미는 슬픔과 사랑,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의 이야기

 

 


인공지능 로봇에게 마음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가당치 않은 소리라고 여기면서도 클라라에게만은 예외를 두고 싶어 졌던 건, 어째서일까. 제 아무리 인간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뛰어난 에이에프라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더욱이 일체의 감정이 배제된 로봇 제품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런 에이에프 클라라가 자신을 택한 아이를 위해 애쓴 모든 것들을 ‘마음’을 빼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기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클라라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뒤에 우연히 재회하게 된 매니저에게 이렇게 말한다. “조시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요.”(p.441)라고.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줄곧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구심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조시를 향한 클라라의 진심을 마주한 까닭이 아니었을까. 마음을 다 해야만 할 수 있는 그 많은 행동들 안에서 적어도 클라에게 만은 그것이 합당한 일임을 느꼈던 것이리라.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서로 다른 개체가 만들어낸 감정적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일은 매 순간 놀랍고도 경이로운 일이었다.

 

 

 

“…너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믿니? 신체 기관을 말하는 건 아냐. 시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야. 인간의 마음.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을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만약에 정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 p.320

 

“물론 인간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딘가에 한계가 있을 거예요. (…) 조시의 마음은 방 안에 또 방이 있는 이상한 집을 닮았을 수 있지요. 하지만 이게 조시를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저는 최선을 다하겠어요. 제가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p.322

 

 

 

 

 

클라라와 태양 - 6점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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