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멜라

(4)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김멜라 외 | 문학동네 # 01. 「이응 이응」, 김멜라 할머니와 반려견 보리차차를 잃고 ‘나’는 이응이 보급된 세계 안에서 살아가며 포옹을 나누는 클럽 ‘위옹’에 가입한다. 그 결정은 어쩌면 “그 짓이 맞나 틀리나 긴가민가할 땐 똑같은 짓을 한번 더 해”(p.10) 보라 했던 생전 할머니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 결과적으로도 ‘나’에게 그 조언은 제법 유용했던 것 같다. 이응의 쓸모가 단순한 욕망 해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교류를 통해 맺은 관계가 가져온 상실의 빈자리를 채워줄 획기적 대체품이 될 수도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인위적 설정과 그것의 터득, 나아가 해결을 위한 소모품이라는 지점에서 역시 불편해지고 만다. 저항감이 있더라도 그렇게 체득한 것은 결국 누군가를 끌어안고 싶은 욕망 앞에서 무용해지며 또 한 번의 ..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이미상 외 | 문학동네 # 01.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미상 오래전 겨울날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이 함께했던 짧은 여행은 각자의 뇌리 속에서 저마다 잊히지 않을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아가 어느 한순간을 너머 통으로 봉인돼 기억의 방에 자리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령 무경이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하고서 “고모의 그 일을, 내가 했어요.”(p.38) 했을 때 고모는 “너는 내 딸이구나.”(p.38) 했고, 그 순간 난생 처음 존댓말로 목경이 “고모, 나 열나요.”(p.38) 했던 순간이 그렇다. 무경의 ‘한 방’에 대한 목경의 본능적 위기의식이 표출되던 때…. 훗날 고모의 상중 들른 카페에서 목경이 소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여자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그 겨울을 자연스레 떠올렸으리라 짐작해본다..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임솔아 외 | 문학동네 # 01. 「초파리 돌보기」, 임솔아 해피엔드 소설을 써달라는 원영의 말에 지유는 ‘소설은 소설일 뿐’(p.31)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고심할 수밖에 없다. 다름에 아닌 엄마의 간곡한 부탁인 연유다. 자신을 잊고 살아온 그녀의 고단했던 삶을 외면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리하여 완성된 소설은 결과적으로 원영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초파리에게 로열젤리가 있었다면, 원영에게는 소중한 딸, 나아가 그녀가 선사해 준 해피엔드 소설이 있었으니까. 이원영은 다 나았고, 오래오래 행복하다. - p.38 # 02. 「저녁놀」, 김멜라 눈점과 먹점은 모모에게서 새로운 쓸모를 발견했다. 이로써 모모는 박스 안에서 벗어나 표표와 파파야와 함께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지난날의 분노에 찬 성토는 힘을 잃었다. 자신들만의 ..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전하영 외 | 문학동네 # 01.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전하영 저 멀리 사라지는 두 여자아이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나’는 스무 살의 자신과 연수 – 그리고 장 피에르 - 를 떠올렸으리라. …한참이 지나고 우연한 찰나에 조우하게 되는 지난날의 나와 그 주변부를 마주하는 일, 그것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아무도 나를 반기지 않는 곳으로. 나를 길들이는 데에 실패한 거대한 시스템의 세계로’(p.56) 다시 향해야만 하는 운명이기에 그 일은 너무도 중요해 보이는 것일까. 가끔은 무언가 이야기 같은 것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만의 속도로 내 인생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p.55 # 02. 「나뭇잎이 마르고」, 김멜라 산에 올라 씨 뿌리는 일, 일명 마음씨 활동은 체라는 인물을 이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