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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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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 미야자키 하야오 | 다우출판사 하야오 판타지 세계를 끌어낸 50권의 책!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반복해서 볼 적이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일궈 낸 세계에 새삼 반하게 된다. 그 황홀한 세계가 어디에서부터 출발한 것인지, 늘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내가 책을 만난 무렵」에서 그는 아동문학에 대하여 “아직은 희망이 남아 있는 이야기”(p.81)라고 말하며, 애정을 숨지지 않는다. 그것은 곧 그가 바라 마지않던, 그리하여 그려내고 싶었던 세계의 근간이 되었고, 매 작품마다 자신이 그려낼 수 있는 최선의 판타지를 통해 많은 이들을 깊이 감응하게 만들었다. 그런 미야자키 하야오의 독서 에세이 『책으로 가는 문』은 지브리 팬들에게 확실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1부에서는 어린 시절에 재밌게 읽은 50권의 세계 명작을 소개하며 간단히 소감을 밝히고 있고,..
먼 아침의 책들 | 스가 아쓰코 | 한뼘책방 인생이 그토록 많은 그늘과 그만큼의 풍요로운 빛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던 먼 아침, 스가 아쓰코를 사로잡았던 책들 어린날의 기억이, 그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던 책과 함께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되살아난다. 책 속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순수했던 나날은 뚜렷한 신념과 균질한 사고에 한껏 매료됐던 시기를 지나, 가닿고자 했던 전 지구적 세계관에 대한 열망을 향해 나아간다.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곧잘 ‘책에 읽히고 있’(p.31)던 시기에 대한 아주 오래된 기억들 속의 것이다. 그럼에도 퍼즐 조각을 차근히 맞춰 나가듯 하나씩 끼워 나가는 일이 더없이 매끄러운 것은 ‘책’이라는 강렬하고도 명백한 매개물이 존재하는 까닭이지 않았을까.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일화, 자연과 가까이했던..
책 좀 빌려줄래? | 그랜트 스나이더 | 윌북 세상의 모든 책덕후를 위한 카툰 에세이 서점 가는 것을 즐긴다. 빼곡하게 늘어선 책들의 모양새가 사랑스럽다. 그리고 펼쳐 보고 싶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그런 설렘이 언제나 나의 시선을 책으로, 책이 가득한 서점으로 발걸음 하게 하는 것이리라. 여느 날처럼 서점에서 표류하다 발견한 『책 좀 빌려줄래?』. 아주 큼지막한 책장을 배경으로 거기 맨 밑칸에 한자리 차지하고 나른하게 엎드려 자고 있는 고양이와 그 앞에 앉아 책을 읽는 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책 읽기 딱 좋은 평온함과 안온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부제는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나 역시 그 즐거움에 매혹된 사람 중의 하나라서 그 안의 카툰이 몹시도 궁금해질 수밖에. 돌이켜 보면, 책은 내게 어느 순간에도 결단코 배신하..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김세라 | 보아스 문학작품 속에서 상처 치유의 길을 읽다! 입때껏 문학작품 안에서 만나온 인물들을 떠올려 보았다. 유독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을 읽기는 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힌 인물도 있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한때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인물이 어느 순간 빛바래져 있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더러는 있어 왔다는 데에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사람이 좋아져 만나고 그 마음이 느슨해져 헤어지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동시에 그 인물을 만났던 시기의 나를 둘러싼 환경, 내 안의 결핍 혹은 충만의 심리 상태나 관심사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 결합되어 나타난 화학 작용의 결과 같은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어떤 때에는 특정 인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