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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9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김세라 | 보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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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미지 - 알라딘]

 

 

 

문학작품 속에서 상처 치유의 길을 읽다!

 

 

 

입때껏 문학작품 안에서 만나온 인물들을 떠올려 보았다. 유독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을 읽기는 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힌 인물도 있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한때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인물이 어느 순간 빛바래져 있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더러는 있어 왔다는 데에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사람이 좋아져 만나고 그 마음이 느슨해져 헤어지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동시에 그 인물을 만났던 시기의 나를 둘러싼 환경, 내 안의 결핍 혹은 충만의 심리 상태나 관심사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 결합되어 나타난 화학 작용의 결과 같은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어떤 때에는 특정 인물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그 인물이 가진 어떤 면모가 참을 수 없이 부럽기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도 했다. 고로 그때 내가 마주한 문학작품 속 허구의 인물들이 그 순간만큼은 현실보다 더 실제적인 모습으로 내 앞에 살아 숨 쉬곤 했다. 나는 그 놀라운 경험 안에서 치유받고, 때때로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안에서 내 시야와 사고 역시 조금씩 확장되었다고 믿는다.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은 마흔 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마주한 상처와 그것의 치유에 주목한다. 그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 안에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처해 가는데, 그 일련의 과정은 일상 속 우리의 모습과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그렇기에 한층 유심히 그들을 살피게도 되는데, 이것이 보다 유의미한 까닭은 우리를 자기 객관화의 길로 인도한다는 데에 있다. 그러니까 그 안에서 우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마주하며 자연스레 한발 짝 물러서 타인의 모습을 거듭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수월하게 스스로를 파악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게도 되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한층 성장하고 성숙해 간다.

되도록 상처는 피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얄궂은 운명의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보다 현명하게 상처를 치유할 능력이 우리 각자에게는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의 갖가지 방법들 중에서도 독서가 가장 손쉽고도 손해 볼 확률이 미미한 비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마음을 치유하는 신묘한 힘을 지닌 책의 존재를 귀히 여길 수밖에.

 

 

 

내 주변의 사람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이 내 삶의 한 부분임은 분명하다. 상처를 주고받으며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그들이 내 삶의 일부분이기에 결코 떨쳐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대지』의 그가 사막에서 살아나온 생존의 이유가 다른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대성당』의 그가 절대 함께하고 싶지 않던 로버트와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처럼 사람 때문에 힘들고 상처받더라도 사람이 우리를 변화하게 하고 견디게 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자.    - p.317 제19장 : 상처를 주는 존재도, 치유하게 해주는 존재도 사람이다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8점
김세라 지음/보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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