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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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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 무레 요코 | 양파 무레 요코의 삶과 함께 해온 동물 이야기! 우연하게 인연이 닿아 끼니를 챙겨주기 시작한 길고양이 시마짱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시마짱을 두고, ‘몸은 땅딸막하고 짙은 갈색과 검은색의 줄무늬에, 얼굴이 호빵만한 데 비해서 눈은 단춧구멍만하다. 물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랑이에는 방울이 달려 있다. 모습을 드러낼 때도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안녕들 하쇼?’라는 분위기를 풍긴다.’(p.9)고 묘사한다. 그 모습을 가만히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자면, 역시나 무심한 아저씨 고양이가 그려진다. 길고양이가 밥을 얻어먹으려면 애교로 무장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토록 시크한 고양이라니. 더욱이 먹는 양도 저자와 함께 생활 중인 집고양이의 몇 배나 된다고 하니, 염치마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 무레 요코 | 이봄 눈치 볼 것 없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하지 않는 법’에 대한 에세이 60대에 접어든 저자가 여태껏 독신 여성으로서 살아온 삶, 그 방식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책 제목과 같은 마인드가 자리한다. 비교적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사회에서 의례히 요구되기 마련인 여성상에 구애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진짜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 지극히 마땅한 일이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어느 순간 되돌아보면 주위 시선, 사회의 암묵적 요구에 휩쓸리고 마는 일상 안의 자신을 마주할 때가 적지 않은 것이다. 그때에 마주했던 당혹스러움과 그로 인한 피로감과 자괴감은 한동안의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곤 했다. 이와 같은 여러 차례의 부침 안에서 나는 결..
かもめ食堂(카모메 식당) | 群ようこ | 幻冬舍 "이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 앞서 영화로 본 적이 있어서 원작 소설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서 읽어 보았다. 핀란드의 헬싱키라는 낯선 공간에서 음식을 매개로 하나 둘, 낯선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가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 그대로였다. 함께하는 내내 이런 식당이 내 주변에도 있다면 정말 푸근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핀란드로 여행 떠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던 것 까지도. 다른 점이 있다면, 소설 도입부에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 그러니까 핀란드로 떠나기 전 주인공 사치에의 삶에 대해 그리고 있다는 정도다. '인생은 전부 수행(人生すべて修行)'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던 그녀가 복권에 당첨되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핀란드로 떠나게 된다는, 카모메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