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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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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체험 | 오에 겐자부로 | 을유문화사 출구 없는 현실에 놓인 현대인에게 재생의 희망은 있는지 물음을 던지는 수작(秀作) 정녕 희망은 있는 걸까. 버드는 절망의 순간 희망을 물었다. “그런, 뇌 헤르니아의 갓난아기가 정상적으로 자랄 희망이 있는 건가요?”(p.38) 실은 스스로 이미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하여 섣불리 장담해 줄 수 없으리란 것을. 그럼에도 그 순간 그는 희망을 물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나는 그 지점에서 이 개인적 체험이 한 존재에게만 한정된 고통이 아닌 삶 속에서 저마다 어떤 식으로든 마주하기 마련인, 그리하여 — 확실한 절망 아닌 — 불확실한 희망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공동의 체험으로 확장됨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비로소 그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아기를 살리고자 하는 대..
읽는 인간 | 오에 겐자부로 | 위즈덤하우스 우리는 왜 읽어야 하는가? 거장의 인생을 만들어낸 치열한 책 읽기의 기록! 『읽는 인간』은 "정녕 제 인생은 책으로 인해 향방이 정해졌음을, 인생의 끝자락에서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p.18)라고 고백하는 일본 문학계의 거장, 오에 겐자부로가 그간의 읽어온 책들과 그 방식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견뎌내고 이뤄온 삶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그의 고백이 어떤 의미였는지, 비로소 알 것 같다.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아홉 살 나이였던 그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책을 처음 읽게 됐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그 책에서 발견한 "그래 좋다, 나는 지옥으로 가겠다."라는 구절을 평생의 마음가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었다고 전한다. 정녕 그 나이 때에 가능한 결심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