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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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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심연 | 프랑수아즈 사강 | 민음사 프랑수아즈 사강의 미발표 유작 대저택 라 크레소나드 사람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프랑수아즈 사강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신랄한 문체 안에서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모든 인간사가 그러하듯, 그들 각자에게는 저마다의 사정과 고충이 있고 자신이 소유한 것을 지켜내고자 하는 안간힘이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엄연한 이해관계가 자리한다. 그와 같은 보편적 요소들은 사강이 포착하고 그려낸 유려한 심리 묘사 안에서 한층 돋보임으로써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나 그들이 겪는 혼란과 권태, 환멸은 냉소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이따금 우리 자신의 삶에서 마주하는 어떤 난관의 발로이기도 한 까닭에 그와 같은 지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사랑으로 감싸는 일이란 더없이 아름다운..
슬픔이여 안녕 | 프랑수아즈 사강 | arte Bonjour Tristesse 프랑수아즈 사강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인 『슬픔이여 안녕』은 오래전 읽었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감탄해 마지않았던 유려한 심리 묘사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십 대 후반의 소녀 ‘나(세실)’가 아버지의 여자인 엘자와 안 사이에서 마주하게 되는 혼재된 심정, – 이를테면 시기하고 질투하며 분노하면서도 숨길 수 없는 상대를 향한 동경과 경외, 감탄의 마음을 품으며, 때로는 은근한 멸시와 조소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연민하고 동정하기도 하는 – 그 예민한 정서적 변화를 날카롭고도 섬세한 필치로 적고 있는 까닭이다. 그 안에서 ‘나’는 결핍과 욕망, 사랑과 실연, 애증과 고통, 상실과 후회를 넘나 들며 혹독한 내적 성장통을 겪는다. 그 와중, 아버지와 재혼을 앞둔 안의 비극적..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 민음사 프랑수아즈 사강이 그려 낸 사랑, 그 난해하고 모호한 감정 오랜 연인 사이인 폴과 로제 사이에 젊은 청년 시몽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룬 소설이다. 사실 삼각관계라는 설정이 자칫 진부하고 통속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그러함을 감안하더라도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읽어볼 만한 하다. 각기 인물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포착함으로써 그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까닭이다. 가령 이런 것이다. 로제는 연인인 폴을 속이고 다른 여자와 릴에서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다. 그러나 폴이 친구 부부네 집에서 브리지 게임 따위를 하며 주말을 보냈을 거라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시몽과 브람스 연주회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당신 그 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