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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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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요이의 시간 | 오리가미 교야 외 | 징검돌 일본 여성작가 5인이 술을 소재로 그 종류만큼 다채롭고 해가 갈수록 깊어지는 인생을 그려낸 단편집 술을 소재로 한 일본 여성작가 5인의 단편집이다. 권남희 번역가의 산문집 『스타벅스 일기』에서 “주량은 약하지만, 나도 술을 좋아해서 술 이야기를 번역하는 일이 즐겁기 그지없다”(p.19)는 문장을 읽고서, 나 역시 호로요이(기분 좋게 취한 느낌)의 시간을 애정하기에 더욱이 『낮술』의 작가 하라다 히카 외에는 초면인 작가 구성에 호기심을 느껴 읽어 보았다. 결과적으로는 신선하고 유쾌하게 읽었는데, 무엇보다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는 사카이 기쿠코의 단편 「첫사랑 소다」는 나도 모르게 큰 웃음이 날 정도로 재밌게 읽어 그녀의 또 다른 소설 역시 소개되기를 기다리게 됐다. # 01. 「그에게는 쇼콜라와 비밀의 ..
낮술 | 하라다 히카 | 문학동네 “어른에게는 대낮부터 술을 마시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다.” 술을 곁들인 점심 식사는 이누모리 쇼코에게 ‘유일한 사치(p.44)’다. 밤새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는 일을 하는 그녀에게 한 끼 식사는 무사히 일과를 마친 것에 대한 수고의 의미이자 내일의 자신을 응원하기 위한 충전의 시간인 셈이다. 그런 까닭에 메뉴를 신중하게 정하고, 음식 맛을 돋우는 적절한 술을 고르는 일은 단순해 보여도 그녀의 진심이 담겨 있다. 기왕이면 음식 본연의 맛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한 잔 낮술로 하루의 노고를 치하하겠다는. 그런데 실은 이것 말고도 한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혼 뒤에 아이를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슬픔과 상처, 그 무거운 짐을 그때만이라도 잠시 내려놓고 언젠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