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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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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았던 시간에 | 김소연 | 달 나 여기에 좀더 있으려고 해 일찍이 감탄해 마지않았던 『마음사전』의 ‘마음’ 낱말 정의가 한층 돋보였던 것은 시인 특유의 감수성과 예리한 통찰력에서 연유한다. 그렇기에 시인이 떠났던 여행에 뒤늦게나마 동행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모로 여행이란 감수성이 더해져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고 깊은 통찰력이 바탕돼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마련이니, 시인의 여행길이 몹시 궁금해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손에 넣은 여행 산문집이었다. 그러나 어찌 된 까닭인지 책장에 두고 어언 삼 개월이 흘렀다. 코로나(COVID-19)라는 전례 없는 어려움 속에 여행이 아득히 먼 일이 돼 버린 이유라고 치부하기에는 어찌됐든 나의 의지로 이 책을 손에 쥐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변덕..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류시화 | 열림원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여행해야 할 신비 가만히 코로나 직전까지의 근래 여행들을 떠올려 보았다. 실로 나의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서도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일상만 아니면 좋겠다는 이를테면 탈출의 의미가 컸던 것이리라. 그런데 이제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마음만 먹으면 여력이 되는 한 떠날 수 있었던 나날의 소중함과 직면해야만 하는 순간에 이르고 말았다. 그것은 곧 지난 여행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즐거웠던 한때를 회상하는 일인 동시에 그간의 여행이 알맹이 없는 한바탕의 소비에 그치고 말았던 건 아니었는지 새삼 살피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 즈음에 마주하게 된 류시화 시인의 『하늘 호수로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