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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2

애쓰지 않아도 | 최은영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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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애쓰지 않아도
마음을 나눠줄 수밖에 없던 시절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삶이 존재할 수 있을까. 마음에 고이 품은 무언가를 위하여 비로소 성립 가능하던 ‘애쓰다’는 말이 언제부턴가 생존을 위한 안간힘으로 변질됐음을 자각한다. 이건 정말이지, 무섭고도 지독한 일이라고 의식하면서. 그래서 더 애달픈 마음으로 이 짧은 소설들을 마주했다. 정녕 애쓰지 않아도 되는 걸까, 되뇌면서.

『애쓰지 않아도』에는 표제작을 비롯하여 열네 편의 짧은 소설이 실려 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작가 최은영의 시선이 머문 자리에서 맺어진 이야기들이기에 자연히 그녀가 바라본 세계를 응시하게 된다. 그곳에는 쉬이 상처받고, 오래도록 마음 안에서 무언가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자리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세계의 연약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존재들은 누구보다도 애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도 자신과 타인, 이 세계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것이다. 그 안에서 자연스레 다짐하게 된다. 그런 존재들을 감싸 안자고. 서로가 서로에게 애쓰는 동시에 애쓰지 말자고. 안간힘으로 애쓰지 말고 애정으로 애쓰자고.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사려 깊은 시선이 돋보이는 글들이어서 인상적이었던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타인과 사회를 향한 저마다의 시선에 부디 온기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것들뿐인데. 나란히 앉아서 그네를 탈 수 있는 시간, 우리가 우리의 타고난 빛으로 마음껏 빛날 수 있는 시간, 서로에게 커다란 귀가 되어줄 수 있는 시간 말이야.    - p.127 「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

 

 

 

 

 

애쓰지 않아도 - 8점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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