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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2

워터멜론 슈가에서 | 리처드 브라우티건 |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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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일곱 가지 태양이 뜨는 마을에서 펼쳐지는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마을의 모든 것은 워터멜론 슈가에서 시작된다. 태양 아래 날마다 서로 다른 일곱 가지 빛을 발하며 반짝이는 워터멜론 즙을 짜내 불에 졸여 얻어 낸 슈가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편히 쉴 수 있는 오두막,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들판… 까지도. 그렇기에 마을 사람들에게 이 모든 행위는 단순한 노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말하자면, 착실하게 삶을 일궈나간다는.

그들이 살고 있는 워터멜론 슈가로 둘러싸인 마을, 아이디아뜨(iDEATH)를 머릿속으로 상상해 본다. 지극히 유토피아적이면서도 자연친화적 면모가 도드라진다. 그러나 더없이 이상적이고도 평화로운 배경이 무색하게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사랑을 하고 배신의 감정에 휘둘리며 슬픔을 느끼는 등 지극히 인간적 면모를 드러낸다. 더욱이 그들 사이의 갈등은 서로를 등지게 함으로써 워터멜론 슈가와는 대치되는 ‘잊혀진 작품들’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갈등의 골을 심화시킨다.

아름답고도 시적인 것 너머의 무언가, 이를테면 ‘잊혀진 작품들’에 대하여 찬찬히 응시하게 한다. 저자의 집필 시기인 미국의 1960년대의 사회상과 연결해 이해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워터멜론 슈가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다시, 또 다시 행해졌다. 지금 내 삶이 워터멜론 슈가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나는 여기 있고 당신들은 멀리 있으니까. 당신이 어디 있든, 우리 함께할 수 있는 한 잘해보자. 여행하기엔 너무 멀고, 우리는 여기서 여행할 그 무엇도 갖고 있지 않다. 워터멜론 슈가 외에는. 나는 이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    - p.11

 

 

 

 

 

워터멜론 슈가에서 - 8점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최승자 옮김/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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