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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2

용의자의 야간열차 | 다와다 요코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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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결락과 불협화음으로 문학의 틀을 깨고
언어와 언어 사이의 경계를 걷는 작가
다와다 요코의 대표작

 

 

 

당신은 야간열차에 몸을 싣는다. 어둠을 가르며 어디론가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무수한 사람들을 마주한다. 그들은 당신에게 무언가를 건네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며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분명한 것은 없다. 오직 달리는 야간열차에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것이다.

 

익숙한 듯 낯선 세계를 향한 이 여정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가 아닌 ‘당신’이 돼 버린 순간 이 여행은 당신 스스로를 목적지로 한, 그렇기에 - 당신이 이 세계에 존재하는 한 - 좀처럼 그 끝에 다다를 수 없는 무한의 여정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동시에 한 걸음 물러서서 보다 자신을 객관화하기 위하여 기꺼이 당신이 되기로 하였으니, 용의자는 다름에 아닌 당신 자신임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렇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스로에게 가닿기 위한 여정인 셈이다. 어둠은 우리의 눈을 가리기도 하지만,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내면의 고요를 선사하기도 하기에 당신이 몸 실은 야간열차는 오늘도 여전히 어딘가를 향하리라.

 

그런 까닭에 당신의 여정에 잠시 동행하며, 어둠 속에서 한결 명확하게 보이는 선로를 본 것도 같다. 어쩌면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어쩌면 하고픈 말은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아직 언어의 영역에 도달하지 못했다. 말이 되기 이전의 ‘뭘 찾고 있는가’의 내용은 어떤 것일까. 야간열차의 선로 소리 같은 걸까.    - p.45

 

 

 

 

 

용의자의 야간열차 (무선) - 10점
다와다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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