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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3

이성예찬 | 마이클 린치 | 진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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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마이클 린치 교수의 명강의

 

 

 

살다 보면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이따금 있다. 그때마다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어떤 선택이 현명한 건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했던 경우 역시 있다. 그래서 이런 순간과 마주할 때마다 뭔가 내 안에서 이성과 감성에 대한 확고한 생각의 틀이나 기준 같은 것이 정립된다면 좀 더 수월하면서도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마침 코네티컷대학교 철학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린치의 기사를 접하게 됐다. 그 안에서 "이성과 감성은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 안에 공존하는 것이에요. 감성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역할이라면 이성은 우리에게 길을 제시하는 지도 역할을 하는 것이죠."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이성과 감성을 너무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해 왔다는 자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 탓에 마이클 린치 교수의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 아차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레 그가 펴낸 『이성 예찬』이라는 책에 호기심을 갖게 된 것.

 

이 책은 이성에 대한 회의론에서 출발한다. 회의론의 대두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공통의 생각, 즉 우리가 우연히 믿는 것,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 맹목적인 신념으로 귀착되는 꽤 그럴듯하게 포장된 합리적 설명 그러나 실상은 지극히 자의적인 어떤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성에 대한 회의론은 진정한 시민사회가 되는 것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저자 마이클 린치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책을 쓰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이성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해, 그는 결하면서도 명료하게 답한다. 이성을 두고, 대개는 우리의 믿음과 신념을 설명하고 정당화하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이성에 대한 회의론의 우려는 이성에 대한 좁은 의미, 즉 '이성을 사용한다'는 것은 특정 방법을 사용하며, 특정 근원에 호소하며, 특정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을 뜻과 관련된다. 여기에서 출발한 이성에 대한 그의 예찬은 맹목적 찬가가 아닌, 동전의 앞과 뒤를 차갑게 관찰하고 앞과 뒤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이야기로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동전이 만들어진 그 속내를 꿰뚫어 보는 '방법'에 대해서 말한다. 특히 저자는 동전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둘이 공존하는 원리 즉, 무엇을 믿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이 바로, '인식론적 원칙'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믿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가? 인식적 원리에 대한 의견 차이는 어떤 방법과 근원을 신뢰해야 하느냐는 물음이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진지하게 옹호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그것은 공통의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 우리가 공유하는 인식적 원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근원이 무엇이고, 그 탐구 방법이 무엇인지 판정할 수 있는 공통 배경의 기준이 없다면, 가치는 고사하고 사실에 대해서도 의견 일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이성에 대한 회의론은 우리가 공통의 합리성 기준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음으로써 민주적인 시민사회의 핵심 강령을 위협한다고 적고 있다.

 

저자는 경고와 희망으로 끝을 맺는다. 즉, 이성에 대한 수용으로부터 너무 하락하면 사회가 자신만의 방식을 되찾기는 불가능하다는 경고이다.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희망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성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정열적으로 수용하고 그 원리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이성 예찬 - 10점
마이클 린치 지음, 최훈 옮김/진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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