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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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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 무레 요코 | 양파 무레 요코의 삶과 함께 해온 동물 이야기! 우연하게 인연이 닿아 끼니를 챙겨주기 시작한 길고양이 시마짱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시마짱을 두고, ‘몸은 땅딸막하고 짙은 갈색과 검은색의 줄무늬에, 얼굴이 호빵만한 데 비해서 눈은 단춧구멍만하다. 물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랑이에는 방울이 달려 있다. 모습을 드러낼 때도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안녕들 하쇼?’라는 분위기를 풍긴다.’(p.9)고 묘사한다. 그 모습을 가만히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자면, 역시나 무심한 아저씨 고양이가 그려진다. 길고양이가 밥을 얻어먹으려면 애교로 무장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토록 시크한 고양이라니. 더욱이 먹는 양도 저자와 함께 생활 중인 집고양이의 몇 배나 된다고 하니, 염치마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
숲강아지 | 낭소 | arte 낭소의 몽글몽글 그림 에세이 ‘몽글몽글 그림 에세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숲강아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파스텔 톤의 포근한 그림들이 마음 한 켠의 시린 곳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림 사이사이 짤막한 문장들은 반려견과 함께 지내는 보통의 나날들 안에서 소소하게 느껴왔던, 그리고 멀리 떠나보낸 이후로는 일상의 빈자리를 절감하며 수시로 느껴오고 있는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마치 우리 얘기 같아,라고 공감하게 만드는 식이다. 그 안에서 때론 코끝이 찡해지고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하지만, 결국 휑했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든다. 『숲강아지』는 내게 감동스러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였다. 그림 속의 강아지는 주인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그것에 보답이라도 하려 듯 늘 주인 곁에..
ふわふわ(후와후와) | 村上春樹 | 講談社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한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 단쓰! 일본에서 출간된 문고본 마지막 페이지를 들춰보니, 발행일이 2001년이다. 그렇다면 첫 선을 보인 것은 그에 2~3년은 앞섰던 것으로 보인다. 어쩐지 가는 곳마다 양장본은 물론이고, 문고본 조차도 몇몇 서점에선 발견조차 하지 못하던 것을 신주쿠 기노쿠니야에서 겨우 찾은 것이다. 여하튼 그리하여 손에 들어온 『'ふわふわ, 후와후와』.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그림책이기에 정말이지, 후하게 잡아도 1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이 그림책을 찾았던 이유는 비록 고양이와의 동거 경험은 없지만, 적잖은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리라는 기대감 탓이었다. 더욱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