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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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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 김훈 | 문학동네 세상에 맨몸으로 맞선 청년들의 망설임과 고뇌, 그리고 투신 짧기에 더욱 강렬했던 그들의 마지막 여정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이토의 몸에 확실히 박히는 실탄의 추진력을 느꼈다.”(p.166) 마음 깊숙이 품고 있던 ‘동양 평화’의 대의를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소설 『하얼빈』은 그 역사적 순간을 향한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짧고도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이는 작가의 간결하고도 절제된 문장을 통해서 한층 빛을 발하고 있는데,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투신했던 안중근의 결연한 태도가 대표적이다. 더욱이 대한국인 안중근과 천주교에 입교한 신앙인 안중근이라는 상충된 가치로 말미암은 고민과 망설임,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남한산성 | 김훈 | 학고재 그해 겨울,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하는 길은 포개져 있었다.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인조 14년인 병자년(1636) 12월 초, 청의 칸(누르하치의 여덟째 아들 홍타이지)은 직접 대군을 몰고 조선을 침략한다. 이에 조선 왕은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으로 피신한다. 그러나 청군에 포위당한 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결국 다음 해인 1637년 1월 30일 삼전도에서 항복한다. 병자호란의 이야기다. 장편소설 『남한산성』은 그 47일 간의 고요하지만 몹시 치열했던 병자년의 기록이다. 조정 신료들은 나라의 앞날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다. 끝까지 청에 맞서야 한다는 척화신 김상헌과 화친 후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화파 최명길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 이 둘 사이에서 인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
삼국지(전10권) | 나관중(지음)·이문열(평역) | 민음사 이문열 평역의 삼국지(三國志). 초등학교 때 만화로 된 걸 읽었던 적이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볼 심산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던 적도 있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매번 끝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내 머릿속 삼국지는 이야기들이 뒤죽박죽 단편적으로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어서, 언젠가 한번 마음먹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러다 문득 어느 날 삼국지 전권 구매! 약 팔십여 일에 걸쳐 읽었다. 비록 시기와 배경 그리고 다툼의 표면적 원인은 다르지만, 지금껏 꾸준히 읽히는 데에는 그에 응당한 이유가 있단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통해 한 수 배워야 할 점은 제대로 숙지하고, 경계할 부분은 마음속 깊이 염두에 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는 당연한 생각도 다시금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