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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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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 곰출판 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룰루 밀러의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 혼돈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나름의 방식으로 대응해 나가고자 분주하다. 그리하여 착안된 방법 중의 하나가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리라. 그 대표적인 인물이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다. 그는 평생에 걸쳐 물고기들에 이름 붙이기를 행했던 생물학자였다. 저자로 하여금 그의 행적은 혼돈 속 암울한 시간에 갇힌 자신의 삶에 안내자가 돼 줄지도 모른다는 “도전적인 소망”(p.18)을 갖게 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저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차근하게 추적해 나간다. 지치지 않는 열정,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불굴의 의지는 가히 찬탄할 만했다. 그러나 어느..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 헤르만 헤세 | 창비 나무가 전하는 작고 소박한 기쁨과 위로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가 섬세하게 꽃피워낸 시와 에세이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에 대해서는 쉬이 입에 올리면서도 정작 나무에게 쏟는 마음은 한없이 부족했음을, - 나무에 대해 남긴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 안에서 - 새삼 알아차린다. 나무 한 그루가 저마다의 시련 안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온 시간들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따뜻하고도 현명한 이가 아닐는지 생각해 보면서. 나무를 향해 진심을 노래했던 그의 시와 에세이가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기도 하다. 더불어 나무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이룩한 작은 세계가 유달리 커 보였던 까닭에 대해서도 가만히 생각해 보게 한다. 그것은 곧 우리 각자가 나아가야 할..
야생의 위로 | 에마 미첼 | 심심 25년간 우울과 싸워온 박물학자가 수집한 꽃과 식물, 자연물에 관한 열두 달의 기록 지난 25년간 우울증으로 고통받은 저자 에마 미첼은 자연을 통해 위로받았다고 말한다. 『야생의 위로』는 그 일 연간의 치유의 기록이다. “우울한 날에도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위로가 된다.”(p.20)는 믿음으로, 반려견 애니와 함께 집 밖으로 기꺼이 나서곤 했던 나날이었다. 그 안에서 그녀는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만끽하며, 우울한 마음을 떨치곤 했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와 일기 쓰듯, 그날에 만난 동식물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극도의 우울 상태에 놓인 날에는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타샤의 정원 | 타사 튜더˙토바 마틴 | 윌북 정원은 나의 자랑이요 행복의 원천입니다 되도록 자연 가까이에서 하나하나 가꿔나가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러려면 듬직한 감나무와 풍성한 꽃나무가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 너른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 집 뒤쪽에는 텃밭을 일궈 고추나 깻잎, 방울토마토 따위를 심고, 다른 한쪽에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꽃들이 활짝 피고 질 수 있는 꽃밭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마당의 푸르른 잔디밭 한 켠에는 평상을 두어 볕 좋은 날에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 읽는 여유를, 어둠이 깔리면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밤새 누군가와 수다 떨고 싶다. 무엇보다 듬직한 반려견들이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아주 가끔은 먼저 떠나간 녀석이 떠올라서 코끝이 찡해질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