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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7

타샤의 정원 | 타사 튜더˙토바 마틴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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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정원은 나의 자랑이요 행복의 원천입니다

 

 

 

되도록 자연 가까이에서 하나하나 가꿔나가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러려면 듬직한 감나무와 풍성한 꽃나무가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 너른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 집 뒤쪽에는 텃밭을 일궈 고추나 깻잎, 방울토마토 따위를 심고, 다른 한쪽에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꽃들이 활짝 피고 질 수 있는 꽃밭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마당의 푸르른 잔디밭 한 켠에는 평상을 두어 볕 좋은 날에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 읽는 여유를, 어둠이 깔리면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밤새 누군가와 수다 떨고 싶다. 무엇보다 듬직한 반려견들이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아주 가끔은 먼저 떠나간 녀석이 떠올라서 코끝이 찡해질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바람이 내 마음속에 조금씩 스미기 시작했던 건,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알아가기 시작한 무렵부터였다. 그 즈음 읽었던 고 박완서 작가의 『노란집』은 그런 내 마음을 한순간에 풍선처럼 부풀게 했다. 아파트에서 벗어나 경기도 외곽의 아치울 노란집에서 흙과 나무, 들꽃을 벗 삼아 지내신다는 글을 읽으며 마음이 굉장히 동했었으니까. 지금껏 아파트 생활만을 해왔던 탓에 마당 있는 주택에 대한 환상도 조금은 보태졌을 것이다. 

 

그런 내게 『타샤의 정원』은 그야말로 로망 속 그림이고 이야기다. 그녀는 자신의 집을 찾은 이들에게 "차를 준비하는 동안, 나가서 정원을 둘러보지 그래요?"(p.163) 라는 말을 건네곤 했다고 한다. 그 말에 담겼을 그녀의 정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시공간을 넘어 나에게로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별안간 이 말을 써먹을 훗날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자니, 모르는 새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고 말았다. 그러나 타샤의 정원이 늘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언제고 부지런하게 손과 발을 움직였던 그녀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수고스러움 이상의 기쁨과 보람 역시 분명 있을 터다. 그 점이 기대된다. 만끽해보고 싶다. 그래서 아름답고 풍요로운 공간에서 나만의 일을 하고, 가끔은 마음이 맞는 지인들과 둘러앉아 다과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더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평온한 일상을 지낼 수만 있다면, 그게 행복이지 싶다. 

 

 

 

가능한 오래 티타임을 가진 후, 다들 저녁의 일 시간까지 흩어져서 지낸다. 늦은 오후는 그림 그리기에 빛이 좋은 때라서, 타샤는 정원에 앉아 자연을 보며 그림을 그린다. 타샤는 삽화 그리기에 깊이 몰두할 때 방해 받는 것을 꺼려서, 특별히 숨을 곳을 마련해두었다. 조용한 친구 한둘 정도야 곁에 있게 해주긴 하지만 6월이면 작약 정원에서, 손에 종이를 들고 양 옆구리에는 복슬복슬한 꽃무리를 끼고 벤치에 앉은 그녀를 볼 수 있다.    - p.118, 120

 

 

 

 

 

타샤의 정원 (리커버) - 8점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W. 브라운 사진/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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