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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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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 히가시노 게이고 | 소미미디어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세대를 뛰어넘는 마음, 그렇게 과거와 미래가 이어진다 레이토는 월향신사의 녹나무 지키는 일을 하기로 한다. 고아인 데다가 직업도 없고, 절도죄로 유치장에 수감 중인 처지여서 다른 선택지는 없는 까닭이다. 그렇게 시작된 파수꾼의 일은 의문투성이지만, 녹나무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는 오로지 스스로 알아내야만 한다. 레이토는 이런저런 사연으로 월향신사를 찾는 방문객들과 조우하면서 차츰 녹나무가 지닌 비밀에 다가간다. 소설의 마지막, 치후네는 레이토를 향해 묻는다. 자신이 앞으로 조금 더 살아가도 괜찮을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하여. 이에 레이토는 지금 자신의 기분을 녹나무에 예념해 그녀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치후네는 그 마음 씀씀이에 고..
기린의 날개 | 히가시노 게이고 | 재인 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 가가 형사가 날개 달린 기린 조각상에 얽힌 사건의 진실에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오쿠다 히데오에게 닥터 이라부가 있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엔 가가 형사가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서로 다른 작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서로 성격도 직업도 다르지만, 한 가지 닮은 구석이 있다. 너무도 유능하다는 사실! 그 영민함에 독자는 한없이 매료된다. 작가 역시 덧붙였듯, 『기린의 날개』는 가가 형사 시리즈 최고의 걸작이다. 애먼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한 채, 종결되어지는 듯했던 사건을 그는 말끔하게 해결해 낸다. 특유의 끈질긴 탐문 수사와 날카로운 추리가 빛을 발한 것이다. 그리고 사건의 전말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이 있었음이 드러난다.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또..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의문의 죽음들은 '단순 사고'인가 '살인 사건'인가 8년 전의 그날로부터 시작된 두 세계의 대결 이제 모든 일은 예측할 수 있다 황화수소로 인한 중독 사고가 두 달 남짓한 사이에 두 건이 발생한다. 나카오카 형사와 아오에 교수는 피해자의 신상과 사고 당시의 기후,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 등을 바탕으로 사고 발생의 단서를 찾고자 애를 쓴다. 애초에는 황화수소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우연히 발생한 아주 불운한 사고로 판단한다. 그러나 사고 현장을 파헤칠수록 우연히 발생한 단순 사고로 결론짓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님을 절감하면서, 황화수소로 인한 중독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사고가 어쩌면 긴밀하게 연관된 살인 사건은 아닌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러던..
신참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재인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영민하게 사건을 풀어나가는 가가 형사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특히나 마지막 장에 이를 때까지도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없었기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에 걸맞은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이었다. "…기시다 씨, 당신은 살인을 저질렀어요. 그 죗값은 당연히 치러야 합니다. 하지만 거짓을 가슴에 품은 채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 다른 잘못을 낳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p. 432 신참자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재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경찰을 피해 숨어 다니는 도둑 삼인방 쇼타·아스야·고헤이. 어느 날 숨어있기에 알맞은 장소를 알고 있다는 쇼타를 따라 한 폐가에 들어서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기적과 감동의 무대인 '나미야 잡화점'이다. '나미야'라는 잡화점 이름 탓에 '나야미(悩み, 고민)'도 상담해주냐는 아이들의 말장난을 계기로, 사람들은 하나 둘 이곳에 자신의 고민을 담은 편지를 보내온다. 그러면 잡화점 주인은 그 고민을 들어주고 나름의 해결책도 궁리해서 손수 답장을 적어줬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사십 년이 지난 그래서 더 이상 주인도 없이 텅 빈 오늘, 바로 이곳에 느닷없이 고민을 상담하는 편지가 날아들고, 놀란 도둑 삼인방은 반신반의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