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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3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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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경찰을 피해 숨어 다니는 도둑 삼인방 쇼타·아스야·고헤이. 어느 날 숨어있기에 알맞은 장소를 알고 있다는 쇼타를 따라 한 폐가에 들어서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기적과 감동의 무대인 '나미야 잡화점'이다. '나미야'라는 잡화점 이름 탓에 '나야미(悩み, 고민)'도 상담해주냐는 아이들의 말장난을 계기로, 사람들은 하나 둘 이곳에 자신의 고민을 담은 편지를 보내온다. 그러면 잡화점 주인은 그 고민을 들어주고 나름의 해결책도 궁리해서 손수 답장을 적어줬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사십 년이 지난 그래서 더 이상 주인도 없이 텅 빈 오늘, 바로 이곳에 느닷없이 고민을 상담하는 편지가 날아들고, 놀란 도둑 삼인방은 반신반의하면서 답장을 쓴다. 이에 또다시 고민을 들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가 날아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고민 상담 편지를 두고 도둑 삼인방이 옥신각신하는 부분에서 고헤이가 했던 말 중, 정말 공감되는 대목이 있다. 분명 나미야 잡화점에 편지를 보내는 이들은 똑부러진 해결책을 고대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길, 그러고는 괜찮을 거라고, 조금 더 용기 내다보면 잘 될 것이라는 위로의 한마디를 바랐으리라.

 

 

"(…)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이 사람도 자기 얘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거야. 별로 대단한 충고는 못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한다는 건 충분히 잘 알겠다. 어떻든 열심히 살아달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틀림없이 조금쯤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 p.31, 32

 

 

 

히가시노 게이고다운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작가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추리는 물론이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돼 한층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진짜!! 나미야 잡화점과 같은 기적의 상담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가슴 설레는 상상을 하게 될 만큼.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p.44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10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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