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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문학 본연의
충만한 에너지가 넘실대는
중후기 대표 작품선
다자이 오사무의 중후기 대표작을 모은 단편집이다. 그 안에서 다자이 문학의 유머와 문장에 깃든 활력에 반하게 되는데, 그 이면에 자리한 고독이라는 그늘진 마음 역시 헤아려보게 함에 의미가 있으리라. 이는 일본의 패전과 전후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이제는 “유서를 쓰는 게 아니었다. 살아가기 위해, 썼다.”(p.112, 113) 고백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어려운 결심의 결과물인 셈이기도 하기에 혼란한 시기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고 살아가고자 분투했던 그의 뜨거운 노력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개를 경멸하던 남자가 우연히 개와 함께 지내게 되고 포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으면서도 호시탐탐 버리고자 애쓰는 「축견담」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재밌는 글을 쓰는 작가였나 싶을 정도로 흥미롭게 읽었다. 또한 표제작 「달려라 메로스」는 몰아붙이듯 이어지는 문장들 안에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메로스의 집념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고, 「도쿄 팔경」의 경우, 단박에 자전적 글임을 눈치챌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일면 속에서 『인간실격』속 요조의 모습 역시 겹쳐지면서 삶을 향한 한 인간 존재의 고백이 애처롭게 다가오며 작가의 인간적 면모를 본 듯도 하였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조용히 기대해 주는 사람이 있어. 난, 신뢰받고 있어. 내 목숨 따윈, 문제가 아니야. 죽음으로써 사죄를, 어쩌고 하며 마음 착한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야. 나는, 신뢰에 보답해야만 해. 지금은 오로지 이 한 가지. 달려라! 메로스. - p.63 「달려라 메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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