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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5

깊은 강 | 엔도 슈사쿠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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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선과 악이 혼재한
인간의 내면에 살아 숨 쉬는
신의 모습을 그린 역작!

 

 

 

이소베와 미쓰코, 누마다와 기구치는 저마다의 상처와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가던 중, 삶의 의미를 찾아 인도로 향한다. 그렇게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시 마을에서 머물며 갠지스강을 바라본다.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한편 누군가의 장례가 치러지기도 하는 그곳은 삶과 죽음이 혼재된, 그리하여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광경으로 이방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모든 것을 감싸 안고 묵묵히 흘러가는 강의 모습이 각자가 봉착해 있는 마음속 응어리를 강물 속 다른 부유물들과 함께 떠나보낼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갖게 한 연유다. 그야말로 “힌두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깊은 강이라는 느낌”(p.297)을 들게 했으리라. 지난날 미쓰코에게 희롱당하고 버림받은 뒤 가톨릭 신부가 되고자 마음먹었던 오쓰가 인도의 방랑 수행하는 사두들과 지내며 화장터 시신 나르는 일을 하고 있던 것 역시 일찍이 그런 강의 모습을 헤아린 이유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까닭에 구원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은 그저 기도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천 년 전에 오쓰가 믿는 신이 그랬던 것처럼 일상 안에서 실천하며 살아감에 진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하여 오쓰가 몸소 실천하며 살아가고,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쓰코가 절실하게 깨달았듯, 나 역시 어떠한 삶도 기꺼이 포용하는 갠지스강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마음속에 담으며 그 안에 깃든 신의 따스한 품을 느껴 본다.

 

 

 

˝하지만 난 인간의 강이 있다는 걸 알았어. 그 강이 흐르는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모르지만. 그래도 과거의 많은 과오를 통해, 자신이 무얼 원했는지 이제 겨우 아주 조금 알게 된 느낌이야.˝ 그녀는 다섯 손가락을 단단히 움켜쥐고 화장터 쪽을 바라보며 오쓰의 모습을 찾았다. ˝믿을 수 있는 건, 저마다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아픔을 짊어지고 깊은 강에서 기도하는 이 광경입니다.˝ 미쓰코의 마음의 어조는 어느 틈엔가 기도풍으로 바뀌었다. ˝그 사람들을 보듬으며 강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강. 인간의 깊은 강의 슬픔. 그 안에 저도 섞여 있습니다.˝.    - p.319, 320 「13장 그는 아름답지도 않고 위엄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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