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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0

나와 개의 시간 | 카예 블레그바드 | 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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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치유의 시간

 

 

 

‘이것은 블랙독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p.5)로 시작하는 『나와 개의 시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올려다보는 두 눈망울에 어린 꼿꼿함이 아무래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어떻게든 잘 지내보고 싶은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하지만 나에게도 나의 사정이 있듯이 녀석에게도 녀석만의 사정이 있으리라. 그렇기에 서두르지 말고 조심스럽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부터.

블랙독을 통해 마음 안의 우울에 대해여 말하고 있다. 사실 어느 정도의 우울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일상 속 흔한 감정임에도 유독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흔히 마음의 병으로 불리는 우울증이 그것. 가벼운 감기 정도라면 며칠 앓고 나면 씻은 듯이 나을 수 있으련만, 안타깝게도 한번 침잠한 우울 바이러스는 쉬이 물러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조금만 틈을 줘도 무서운 기세로 온 몸과 정신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 블랙독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현명한 걸까. 블랙독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안에서 비로소 한 발짝 물러나 내 안의 블랙독을 찬찬히 살펴볼 기회를 가져 본다. 그리고 알게 된다. 녀석은 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 누군가를 해하려는 의도 같은 건 결코 없음을. 단지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하고자 하는데 너무도 서툴렀다는 사실만이 서로에게 부담과 고통이 되었을 뿐. 더불어 유독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블랙독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 역시 깨닫게 한다.

그게 무엇이 됐든 함께한다는 것처럼 가치 있는 일도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는 듯하다. 블랙독과 함께 하는 삶 역시 그런 것만 같다. 그렇기에 아예 결별할 수 없다면, 화해하고 가능한 잘 지내고 싶다.

 

 

 

난 오랫동안 내 세상 너머를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보니 누구나 자기만의 블랙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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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개 내 안에 깃든 우울은 시시했다. 그저 순간의 감정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사람 일이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또 절대적이란 말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는 세상 진리를 알게 되면서, 우울의 시시함을 잃었다. 순간의 감정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만 것. 매우 유감스러운 일인데, 그렇다면 앞으로의 나는 어떡하면 좋을까, 골몰해 볼 일이다.

 

 

 

 

 

나와 개의 시간 - 10점
카예 블레그바드 지음, 위서현 옮김/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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