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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1

猫を棄てる(고양이를 버리다) | 村上春樹 | 文藝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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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세월에 잊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세월에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 있다

 

 

 

어릴 적,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고양이를 버리러 고로엔 해변에 나갔던 일화를 떠올리며, 자연스레 아버지가 걸었던 삶에 대하여 되짚어본다. 1917년 교토의 한 절집에서 태어나 교사 생활을 했던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 그는 스무 살의 나이에 학업 도중 첫 징병되었고, 이후 돌아와 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병역에 임했다고 한다. 그때의 참혹했던 기억들은 평생에 걸쳐 그의 마음 안에서 무거운 짐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그것은 매일 아침이면 적지 않은 시간을 불단 앞에서 두 손 모으던 아버지의 모습으로 어린 하루키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더욱이 아버지에게서 어렴풋하게 전해 들은 전쟁의 단편적 기억, 그 안에서도 일본군에 의해 잔인한 학살이 자행됐던 난징전에 아버지가 속한 부대가 참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과 그에 따른 불안으로 내내 마음고생했음을 숨기지 않는다. 이를테면, 아버지를 통한 기억의 전이가 자신의 소설 속 세계관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소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속 중국군 포로의 살가죽을 벗기던 일본군의 묘사로 내 기억 속에서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이 장면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글 쓰는 이로서의 책무에 따른 일이기도 했음을 짐작하게도 한다. 떠올리기 괴로운 혹은 잊고 싶은 과거이지만 엄연한 사실이기에 모두가 분명하게 인지해야 함을 자각하고 있는 그의 역사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할 것이다.

『猫てる 父親についてるとき』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가로서 오랜 시간 무겁게 마음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내보인 글이기도 해서, 그의 글을 사랑해 마지않는 이들에게는 한층 의미 있으리라.


 

言い換えれば我々は、広大な大地に向けて降る膨大な数の雨粒の、名もなき一滴に過ぎない、固有ではあるけれど、交換可能な一滴だ。しかしその一滴の雨水には、一滴の雨水なりの思いがある。一滴の雨水の歴史があり、それを受け継いでいくという一滴の雨水の責務がある。我々はそれを忘れてはならないだろう。  -p。96

바꿔 말하자면 우리는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 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고유하기는 하지만, 교환 가능한 한 방울이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빗물에는, 한 방울의 빗물 나름의 생각이 있다. 빗물 한 방울의 역사가 있고, 그것을 계승해간다는 한 방울로서의 책무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猫を棄てる 父親について語るとき - 10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文藝春秋

 

고양이를 버리다 - 10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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