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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2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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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프랑켄슈타인이
과학기술로 자멸해가는 인류에 던지는 최초의 경고

 

 

 

소설 속 주인공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실험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가 창조한 피조물은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과 극심한 혐오감 속에서 좌절과 분노를 거듭하다 결국 창조주를 향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그의 가족을 하나씩 죽여 나간다.

문득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뜻에 따라 또 다른 괴물, 그러니까 동반자를 만들어 주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괴물은 그렇게만 해준다면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고 가급적이면 인간 사회 바깥의 외진 곳에서 살아가겠다고 애원하다시피 말하지 않았었던가.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이와 같은 참담한 비극은 없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터무니없는 제안임을 빅토르는 간과하지 않았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 꿋꿋이 마주해 나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후일, 죽음 직전의 빅토르는 이렇게 말한다. "요 며칠 생애 마지막 날들을 맞아 나는 과거의 내 행적을 곰곰이 되짚어보았어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열정적인 광기로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나는 이성적인 존재를 창조했으니, 내 능력이 닿는 한 행복과 복지를 보장했어야 합니다. 그게 제 의무였어요.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동포 인류에 대한 의무가 내게는 더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이 달려 있었으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처음 창조한 괴물이 동반자를 창조해달라고 했던 요구를 거절했고, 그 거절은 정당했습니다." (p.294, 295)라고. 나는 이것이 한 개인의 단순한 소회를 넘어서는 중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찬란한 문명의 이기 저편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에 대한 경고가 그것이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가리켜 흔히 과학기술로 인한 윤리적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로 일컫고는 한다. 사실 이와 같은 문제는 여전히 사람들로 하여금 강력한 경계심을 품게 만든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종국에는 인류의 존폐를 위협하고 마는 상상을 얼마나 빈번하게 펼쳐왔던가. 그러나 언제까지 그것이 머릿속 그림에서 그칠 수 있을는지 생각해 봐야만 하지 않을는지, 두 세기 전에 쓰인 이 소설이 말하고 있다. 

 

 

 

내 사연은 공포로 점철된 이야기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제 정점에 달했으니, 앞으로 할 이야기는 당신이 듣기에 지루할 수밖에 없다. 그저, 내 사랑하는 친지들을 한 명씩 모두 잃어버렸다는 것만 알면 된다. 나는 쓸쓸하게 홀로 남았다.    - p.268

 

 

 

 

 

프랑켄슈타인 (무선) - 10점
메리 셸리 지음, 김선형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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