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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2

여우 8 | 조지 손더스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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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사라져가는 숲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인간의 말을 배운 여우가 전하는 위트 있는 경고!

 

 

 

“좀 차캐지려고 노력카새요.”라는 여우 8의 충고에 잠시 멈칫했다. 좀 착해지라니…… 그렇다. 당혹스럽지만, 확실히 우리는 좀 착해질 필요가 있지 않은가.

얼마 전 한 tv 랭킹 쇼에서 인간이 배출하는 음식물 탓에 일 년 내내 먹이를 구할 수 있게 된 야생 흑곰들이 겨울잠을 자지 않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여기에 기후 변화가 더해져 한겨울에도 체온 유지가 용이하게 돼 곰들의 동면 거부를 부추기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마을로 내려온 곰들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자 미국 캘리포니아 당국에서는 이들의 안락사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원인 제공자는 명백히 인간임에도 곰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있는 현 상황에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더욱이 인간에게 과연 곰을 안락사시킬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까닭도 있었다. 이 소식을 곰들이 전해 듣게 된다면, 그들 역시 인간을 향해 남 탓만 하지 말고 좀 착해지려고 노력하라고 충고하지 않았을까.

소설 『여우 8』에는 어설프게나마 인간의 말을 배운 한 여우가 등장한다. 그는 인간들과 친해져 함께 잘 살아가길 바랐지만, 인간들로 인해 친한 친구(여우 7)를 잃게 되었고 숲을 빼앗겼으며 같은 무리의 여우들을 영영 찾지 못하게 되었다. 그의 표현대로 ‘채악의 시간’(p,41)을 보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태어날 새끼들을 생각하며 인간들을 향해 다시금 손을 내민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이쯤 되면 어느 누구라도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제대로 응답할 차례임을 깨우쳐야 마땅하지 않을까. 부디 모두에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당신들 잉간이 여우 따위가 하는 충고 한마디를 바다들인다면 어떨까요? 잉간들은 행복카게 끈나는 얘기를 조아한다는 걸 이제 나도 알거든요? 당신들의 얘기가 행복카게 끈나기를 원한다면, 좀 차캐지려고 노력카새요. 답장을 기다릴께요. 여우8    - p.54

 

 

 

 

 

여우 8 - 8점
조지 손더스 지음, 민은영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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